▲공연장 '아이보리움'
BCY엔터테인먼트
- 운영이 힘든 시기는 없었나요? 코로나19 대유행 때 문화예술인들이 많이 힘들었잖아요.
"저는 코로나19가 오히려 기회였다고 생각해요. 코로나19 전에 소속 뮤지션이 60~70명 됐거든요. 버스킹 문화가 퍼지면서 거리에 특설무대 같은 것도 많이 생겼고, 저희가 취지만 좋으면 교통비 정도만 받고 직접 수리하고 만든 음향장비까지 제대로 갖춰서 공연을 하니까 만족도가 높아서 불러주시는 분들이 점점 많아졌거든요. 정신 없이 공연 다니면서 '지금 내가 뭐하고 있는 거지?'라는 생각이 들 때 코로나가 터졌어요.
이김에 새로운 도전을 해보자, 싶어서 영상콘텐츠를 만들어 해외시장에 뛰어들어 보기로 했어요. '마이시티아이돌'이라는 앱을 만들어서 30~90초짜리 1인 공연영상을 올리고 팬들이 투표를 하게 했어요. 그땐 숏폼이 대중화되기 전인데 제가 어느 책에서 짧은 영상이 인간에게 더 중독성 있다는 내용을 봤거든요. 또 요즘 유행하는 챌린지를 열어서 참가자들이 자기 영상을 올리고 서로 소통하게 했어요. 집합금지 시절이라 다들 답답해서 그랬는지 호응이 너무 좋았고, 우리 뮤지션들도 오프라인뿐 아니라 온라인 무대에서도 활동하는 계기가 된 거죠.
그때 저는 개인적으로 인문학 공부를 해서 인문학 강사 자격증을 취득했는데, 여러 책을 읽고 고민하면서 '그동안 BCY엔터가 아무 방향성이 없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비전이라고 할까, 저 나름대로 방향과 목적을 세웠는데, 저희는 지역의 가수를 발굴하고 만든다는 개념보다는, 지역에 가수들이 사실은 어디에나 있단 말이에요. 재능 있고 열정 있는 사람들이 이미 많아요. 그런데 그 사람들이 보금자리가 없으면 지역을 떠나서 서울로 가요.
BCY엔터는 누군가 도전하려고 할 때 그 도전을 감싸주고 도와줄 수 있는 둥지가 되어주는 거죠. 서울 가서 대형기획사에 들어가야만 음악을 할 수 있다는 건, 생각해 보면 좀 이상하지 않나요? 음악은 우리 일상 어디에나 있고 있어야 하잖아요. 저는 지금 여기에 살면서 하고 싶은 음악을 계속할 수 있도록 누군가의 뒷배가 되기로 결심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