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RI 최혜경(왼쪽)·윤민주 박사가 메타 물질을 활용한 신축·유연 열전소자를 선보이고 있다.
KERI 제공
우리나라 연구진이 자연계에 없는 '메타물질'을 활용해 열전발전 소자의 신축성과 효율성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높일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번 성과는 IoT(사물인터넷) 및 인공지능(AI) 기반의 웨어러블 기기 분야에서 크게 주목받을 것으로 보인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 이종호)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산하 정부출연연구기관인 한국전기연구원(KERI)은 21일 "전기변환소재연구센터 최혜경·윤민주 박사팀이 메타 구조를 지닌 '개스킷(gasket : 접촉면에서 가스나 물 등이 새지 않도록 하기 위해 넣는 일종의 패킹)'을 활용해 열전소자의 신축성을 최대 35%까지 높이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KERI에 따르면, '열전소자'는 양 끝의 온도 차이를 전기에너지로 바꾸는 원리로, 일상생활에서 낭비되는 열을 전력으로 활용할 수 있어 차세대 친환경 에너지 하베스팅 소자로 불린다. 하지만 그동안 대부분의 열전소자는 딱딱한 세라믹 기판을 활용하다 보니 피부나 온수관 같은 곡면에 적용하기 어려웠다.
이에 전 세계의 연구진들이 이를 해결하기 위해 실리콘이나 고분자 등 유연성 재료를 활용했지만, 높은 '전도율'이 문제였다는 것. 그 이유는 열전소자는 각 물질 경계선의 온도 차이가 클수록 효율이 높은데, 유연성 재료는 전류를 너무 잘 흘려보내 열 손실이 발생했고, 큰 온도 차를 기대하기 어려웠다고 한다. 즉, 열전소자는 유연·신축성과 효율성을 모두 잡는 것이 중요한 핵심이었다.
KERI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힘을 가해 물질을 가로 방향으로 늘리면 세로 방향이 줄어드는 것이 정상인데, 예를 들면 고무공을 누르면 옆으로 납작하게 퍼지고, 고무줄을 당기면 팽팽하게 늘어나는 것과 같다"면서 "이렇게 힘을 받은 수직방향으로 압축·팽창하는 비율을 '푸아송비(Poisson's ratio)'라고 한다"고 기본 개념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반대로 메타물질은 자연계 물질과 달리 가로 방향으로 늘려도 세로 방향도 함께 늘어나는 인공적으로 설계된 물질로, 메타물질은 음(Negative)의 푸아송비를 가진다"면서 "최혜경·윤민주 박사팀이 활용한 개스킷은 메타 구조로 되어 있어 열전소자의 구조적 안정성을 크게 높여준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