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오후 2시께 <오마이뉴스>와 만난 한경대 새로운경기도립정신병원 보호사가 병원을 안내하고 있다.
김화빈
- 드라마 같은 미디어에서 보호사들은 '환자를 제압하는' 모습으로 나온다.
"우리가 의사처럼 약을 처방하는 사람들은 아니다. 하지만 병동에서 환자들과 가까이 부대끼고 어울리며 관찰한다. <정신병동에도>에서도 보호사가 스테이션에 있는 장면이 자주 없지 않나? 항상 병동을 구석구석 다니면서 '오늘 저 환자는 왜 말을 안 하지' 싶으면 말도 한 번 걸어보고, 보드게임도 같이 하고, 환자와 소통한다. 저는 오래 해서 그런지 환자의 눈빛만 보면 딱 느낌이 온다. 감정을 공격적인 행동으로 나타내는 '액팅아웃' 낌새가 있으면 병동 분위기를 저해할 수 있어 그 환자를 집중 관찰한다."
- 보호사의 강박 업무는 어떻게 하나.
"강박도 요령이 있어야 한다. 아무렇게나 하는 게 아니다. 혼자보다 2~3명의 보호사가 붙어서 환자가 '다치지 않게' 진행한다. TV에는 보호사들이 환자를 때리고 범죄를 저지르는 자극적인 장면들만 나오는데 그건 소수의 이야기다. 예전에는 보호사가 혼자 140명의 환자를 관리해야 해서 입원한 환자에게 '방장'을 맡기기도 했다. 그 정도로 인력이 부족했고, 강박하는 과정에서 폭력도 있었다. 그때는 환자가 액팅아웃을 하면 바로 '강박 후 약물 처지'가 기본이었다. 지금은 인권을 중시하는 분위기가 현장에 안착됐다. 보호사들도 환자가 안정될 때까지 다치지 않도록 잡고 진정시키려고 설득한다."
- 보호사가 '신체 능력'만 있으면 안 될 것 같다.
"맞다. 병원도 예전에는 '알음알음' 몸 잘 쓰는 남성을 추천받아서 채용했다. 하지만 무엇보다 보호사들은 환자가 어떤 말을 하든 들어주고 인내하는 사람이어야 한다. 간혹 환자들이 욕설이나 상처 되는 말을 하는데 그건 환자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질병 때문이다. 물론 보호사도 인간인지라 마음이 상할 때도 있다. 그래서 인내가 중요하다. 환자도 처음부터 터놓지 않는다. 그렇지만 함께 지내다 보면, 눈을 맞추고 관심을 보내고 이야기를 들어주면 속마음을 꺼내준다."
- 24시간 내내 환자들을 관찰하나.
"24시간 3교대로 근무한다. 낮 근무 때는 다른 근무자들도 있지만, 나이트와 새벽 근무 때는 병동 하나를 혼자 관리하기도 한다. 새벽에 환자가 용변을 아무 데나 봐서 치운 적도 있다. 혹시나 사고가 터지면 바로 대응해야 한다. 보호사의 역할은 위험 예방과 즉각적인 현장 투입 성격이 강하다."
정신병동 근무 보호사의 수는 계속 증가 추세다. 보건복지부의 '최근 4개년 정신의료기관 직무별 현황'에 따르면 보호사는 2021년 기준 3590명으로 3년 사이 26.9%나 증가했다. 2018년 2828명, 2019년에는 2930명, 2020년에는 2904명이었다. 다만 해당 통계는 간호조무사 자격증을 보유한 보호사의 수만 집계한 것이어서 실제 근무 보호사 수는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3교대에 업무강도 '헬'이지만 그래도 버티는 이유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