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끗하게 잘 정돈된 하카타역 상가.
홍성민 제공
낯선 환경을 두려워하거나 어색해하지 않는 성향, 독신이라는 비교적 자유로운 처지 때문인지 비슷한 나이대의 주위 다른 사람들에 비해 많은 곳을 여행한 편에 속한다.
30대 초반부터 시작해 20년 넘는 지금까지 적지 않은 나라를 여행했다. 그런 과정과 경험 속에서 몇 가지 깨달은 게 있는데, '사람 사는 모습이란 게 어디나 비슷하구나'란 것도 그중 하나다.
지난 9월 중순, 뒤늦은 휴가를 일본 후쿠오카로 갔다(관련 기사:
술 한 잔 채 마시기도 전 도착한 일본... 왜 좋았냐면 https://omn.kr/26bth ). 거기서 가장 인상적인 여행지가 다자이후 텐만구(太宰府天満宮)였다. 어떤 곳이냐고? 이 물음엔 <위키백과>를 인용해 답한다.
"일본의 유명한 학자인 스가와라노 미치자네를 학문의 신으로 모신 곳이다. 일본 국내에서는 매년 합격이나 학업 성취를 기원하는 참배객이 많이 모이는 곳으로 유명하다. 경내에는 다양한 꽃이 피는데 특히 매화인 '도비우메'는 다른 매화보다 먼저 피는 것으로 유명하다. 또한 이곳 명물로 '우메가에 모치'라는 떡이 있는데 이 떡을 먹으면 병마를 물리치고 정신이 맑아진다고 한다."
후쿠오카 시내에서 버스나 전철을 타고 짧은 시간이면 갈 수 있는 이 신사(神社)엔 일본인은 물론, 한국인과 중국인, 서양 관광객들이 1년 내내 몰린다고 한다. 풍광이 좋고, 이른바 'SNS에 잘 알려진 맛집'이 흔해서라고.
내가 다자이후 텐만구를 찾았던 날도 수백 명의 여행자들로 신사 안과 거리, 식당이 붐볐다. 그 가운데서도 가장 많은 사람들이 몰린 곳은 커다란 황소의 동상 앞이었다. "신사 입구에 만들어진 황소 동상을 쓰다듬으면 입학시험이나 입사시험에서 높은 점수를 받는다"는 풍문이 전해진다고 했다.
오랜 세월 동안 얼마나 많은 수험생과 그들 부모가 손바닥으로 정성 들여 쓸어댔는지, 단단한 금속으로 제작된 황소의 등이 닳아서 반질반질 윤이 날 정도였다.
자신의 자식이 열심히 공부해 세칭 명문 대학에 들어가 입신출세하길 바라지 않는 부모가 세상에 있을까? 드물거나 없을 듯하다. 그곳이 일본이건, 한국이건. 앞서 말했듯 사람 사는 모습이란 어디서나 비슷하니까.
"우리 애 잘 되길"... 대다수 부모들의 바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