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운용 교수의 발표 모습.
뉴스사천
"선비의 풍습이 이와 같이 무너졌습니다. 사헌부가 엄금해도 제어하기 어려우니, 이와 같은 무리에겐 영원히 과거 응시를 정지케 하소서" - <왕조실록>
"전하께서는 (중략) 분명하게 분부를 내리시어 정당한 공상을 바치도록 하는 것이 예이지, 재물로 기쁘게 해드려서는 안됩니다." - <왕조실록>
"지금 서점을 설치하고 서책을 내놓는다면, 뜻있는 사람은 비록 사다 읽지 못하더라도 온종일 보고 나면 기억할 수 있을 것이니, 지극히 편리하고 유익할 것입니다." - <왕조실록>
백운용 교수는 이러한 조선왕조실록에 기록된 어득강의 언행을 소개하며 어득강을 법과 원칙에 따라 문제의 근원을 해결하고자 한 원칙주의자, 냉철한 판단으로 분명하게 간언한 강직한 신하, 인재 양성을 위해 서원과 서사(서점) 설치를 주장한 실용주의자라고 분석했다.
백 교수는 "어득강을 다루고 있는 문헌 전승 자료는 크게 실기류와 야담류 2개로 나눌 수 있다"며 "사실을 기반으로 한 실기류에 나타난 어득강의 인물 형상은 대체로 원칙주의자, 강직한 신하, 구휼의 목민관, 이상주의자다. 반면에 '어득강전' 등의 야담류에 드러나는 어득강은 재기와 유머가 넘치는 재담가의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백운용 교수는 "왕조실록와 어득강전에서 표현된 어득강의 모습이 지극히 대조적이라는 측면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허구를 창작하는 사람들이 어득강에게 있어야 할 모습을 추가하며 실제의 모습을 보완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각 주제 발표에 관한 토론과 질의응답이 진행되고 학술대회가 마무리됐다. 한편, 구계서원은 2001년부터 이어오던 구암 학술대회를 올해부터 구암학 학술대회로 명칭을 변경해 진행한다. 구암 이정의 학문과 사상을 중심으로 하던 것에서 나아가 구암과 관련 있는 인물과 학문 전반을 연구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