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천산 단풍
최승우
오늘은 후배 교사와 강천산 단풍 나들이를 약속한 날, 오래전 내장산 단풍 여행 시 밀려드는 차로 도로가 막혀 힘들었던 기억이 생생해 일찍 서둘러 길을 나섰다. 예정했던 시간보다 늦은 오전 8시 30분 도착.
매표소와 가까운 주차장은 모두 만차이다. 부지런한 한국인은 오늘도 변함없이 민족의 특성을 잘 발휘했다. 반쯤 부지런한 나는 다행히 입구와 멀지 않은 4주차장에 자리를 잡았다.
오늘의 산행 동료는 아내와 나, 그리고 후배 교사를 포함해 여섯 명이다. 강천산은 이미 단풍을 보러 온 인파로 가득하다. 각양각색으로 물들인 등산객의 옷차림을 보니 단풍보다 더 화려하다. 트래킹 내내 단풍 구경과 함께 사람 구경으로도 심심하지 않을 듯하다.
강천산의 매력
강천산은 멀리서 보면 그저 평범한 산같이 보이나 품 안으로 들어가면 반전미를 품어내는 매력적인 산이다. 등산로를 따라 펼쳐진 자그마한 계곡과 맑은 물, 계곡을 따라 붉은색으로 채색한 단풍이 아름다운 곳이다. 맨발 걷기에 좋은 평평한 흙길과 인공 폭포가 우리 감각을 일깨우는 장소이기도 하다.
물가에 핀 단풍이 아름다움을 전해주나 온 산이 단풍으로 물들지는 않았다. 일부 단풍나무는 초록과 노랑, 빨간색을 띠고 있어 아직 봄, 여름, 가을이 공존한다. 여름 같은 가을 날씨와 비가 오지 않은 탓에 예전만큼 단풍이 잘 들지 않을 것이라는 방송 예고가 틀리지 않았음을 현장에서 확인하는 것 같아 진한 아쉬움이 남는다. 예전 같지 않은 풍경 속에 슬며시 찾아오는 지구 환경에 대한 걱정은, 나이 든 사람의 쓸데없는 걱정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