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0월 31일 소병훈 위원장이 국회에서 열린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연합뉴스
윤준병 의원 : "이런 얘기를 내가 안 하려고 그랬는데, 위원장께서 소위 부장 연합이라고 하는 데서 제기된 공문들이 있을 텐데 보셨나? 내가 읽어드리겠다. '이성희 회장은 농협법 셀프 연임 개정을 위해 국회의원, 국회 전문위원, 농식품부 등에 조직의 인력 및 비용을 들여 조직을 나락으로 몰고 가면서 로비를 하고 있습니다. (이하 생략)' 지금 우리 위원회에서 이런 내용이 이뤄지는 게 위원장을 포함해서 이런 것 때문에 그런 겁니까?"
김 소위원장은 "출처 없는 개인의, 전달된 문자를 여기서 읽으시면 안 된다"며 제지했다. 이후 전체 회의에선 신정훈 의원뿐 아니라 국민의힘 안병길 의원, 무소속 윤미향 의원도 '2024년 1월 1일 임기 만료'인 이성희 현 회장이 연임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 법안에는 문제가 있다며 반대 의견을 냈다. 하지만 역부족이었다. 그렇게 농협법 개정안은 체계·자구 심사를 위해 법사위로 넘어갔다. 이곳에서도 문제 제기는 끊이질 않았다.
[법사위] "30, 40년 만에 친구가... 무지하게 전화 오더라"
김의겸 의원의 폭로가 있기 한 달 전인 8월 23일, 이탄희 의원은 법사위 전체 회의에서 "(과거 농협중앙회) 회장의 업무 활동이 연임을 위한 활동으로 그 성격이 변질되어서 문제가 많이 생겼다"고 짚었다. 또 "수협도 연임을 허용해 주자는 논의가 2018년 농해수위에서 있었는데 현 회장한테 적용할 것인가, 이게 뜨거운 감자가 되고 청부입법 논란이 생기면서 법 취지가 오해받을 수 있다는 논쟁이 있었다"며 "이것은 굉장히 민감한 문제여서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용진 의원은 "연임으로 제도 개선을, 법 개정을 하는 것에 대해서는 긍정적"이라면서도 "해당 현직에 계신 분이 그 변경된 임기 규정의 혜택을 받고 다시 출마하게 된다? 이것은 사회적인 논란이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조정훈 의원은 "단임으로 바뀌게 된 계기가 연임한 회장들이 너무 부패가 많았기 때문"이라며 "다시 연임으로 간다면 예전과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으리라는 확고한 확신이 있어야 입법하는 사람들이 동의하는데, 과연 그게 있는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최강욱 의원은 "연임 얘기 때문에 다 묻혀서 그렇지 (법사위에 올라온 농협법 개정안에) 중요한 내용들이 있다"며 "그런데 왜 논의가 자꾸 이렇게 됐을까, 저도 되게 궁금하더라"는 이야기를 꺼냈다. 이어 "참 무지하게 전화 오고, 무지하게 찾아오고. 저도 한 30년, 40년 만에 몰랐던 친구들 많이 찾았다"며 "하도 딴 사람들 시켜서 연락 오길래 (이성희 회장한테) '그러지 마시고 직접 얘기하시라'(라고 해서 만났다)"고도 했다. 결국 법사위는 이날 결론을 내지 못했다.
다시 9월 21일. 김의겸 의원은 "제가 아무리 찾아봐도 (이성희 회장은 지난해 쌀값 폭락 때) 입 한 번 뻥끗하지 않았다"며 "그런 분이 자신의 연임 로비에 대해서는 이렇게 융단 폭격을 퍼붓는 것 보고, 이권은 엄청나고 로비는 어마어마하고. 그래서 제가 피부로, 로비가 이렇게 거세면 거세질수록 '이건 해줘서는 안 되는 거구나'라는 판단이 더 굳어진다"고 발언했다. 그는 "만일 이 법안 국회에서 통과시켜 주면 두고두고 부끄러운 일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탄희 의원은 재차 농식품부에 단임제에서 연임제로 바꾼 경우가 있는지, 2009년 법 개정 후 이성희 회장 외에 임기 4년을 모두 채운 회장이 있었는지를 물은 뒤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 그는 "오늘 아침에도 농민단체들이 (연임제 도입 반대) 기자회견을 했다"며 "2022년 12월 8일 농해수위 소위의 한 위원님께서 농협 로비 의혹을 제기했다. '(농협)중앙회 기획실을 통해 비자금을 조성하고 지역본부장을 시켜 입법로비를 해서...' 이런 내용으로 속기록에 남아 있다"고 짚었다.
연임 의지 드러낸 중앙회장, 7일 법사위 결론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