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벚나무도 23년이 되어 멋진 벚꽃을 피워주어 아파트에서 벚꽃 축제를 즐긴다.
유영숙
결혼하고 서울에 살았다. 처음에는 전세를 살다가 결혼 4년 차에 엘리베이터가 없는 5층 아파트를 사서 이사하였다. 요즘은 집 사기가 어렵지만, 예전에는 결혼하여 맞벌이하며 월급 아끼며 저축하면 그럭 저럭 집을 살 수 있었다.
그 집에서 아들 둘을 낳아서 키우다 보니 좁아서 같은 단지 내에 있는 조금 큰 평수 아파트로 융자 오백만 원을 받아서 이사하였다. 5층 아파트라 재건축이 진행되었지만, 재건축도 될 듯 말 듯 시간을 끌었다. 언제 될지 몰랐다.
남편은 본적이 서울이다. 늘 서울을 벗어나고 싶어 했다. 마침 건설업인 남편 회사에서 아파트 공사를 하게 되었다. 나는 남편과 다르게 대학 다닐 때부터 계속 서울에서 살아서 서울을 벗어나면 못 살 것 같았다. 하지만 남편이 너무 간절하게 이사하고 싶어 해서, 당시 공사하는 아파트를 분양받았다.
살던 아파트는 내부 인테리어를 잘해 놓아서 쉽게 팔렸다. 입주하기 전에 잠시 작은 아파트에 전세로 살았다. 입주할 아파트는 IMF가 터져서 공사가 지연되어 예정보다 입주가 늦어졌다. 드디어 아파트가 완성되어 2000년 3월에 입주하게 되었다.
입주할 때까지 서울을 떠난다는 것이 너무 심란해서 즐겁지 않았다. 입주할 아파트지만, 딱 한 번밖에 방문하지 않았다. 서울로 출퇴근하는 것도 문제였고, 아이들 학교도 걱정이 되었다. 과거 결혼할 때 장만한 가구와 가전제품은 이사하면서 모두 버렸다. 가구를 들이고 가전제품도 새 것으로 다 바꿔서 입주하였다. 그래도 기쁘지 않았다. 입주하는 날도 나는 출근을 하고 이사도 남편이 다했다. 물론 이삿짐센터 도움을 받았다.
이 곳에서 보낸 사계절, 장점과 단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