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려대학교와 '테툼어-한국어 사전' 편찬을 주도한 대한어머니회 세종시지회 최현주 회장, 사진은 세종시청 4층 책문화센터에서.
김슬옹
최 회장은 동티모르 한국어교육을 개척해온 남편 최창원 교수와 함께 동티모르 한국어 교육을 위해 헌신해왔다. 한국어교육뿐만 아니라 최 회장이 이끌고 있는 세종한글더애민 단체를 통해 한국어 교재를 포함한 다양한 책을 동티모르에 보내는 공공외교문화 문화 봉사활동도 겸하고 있다.
테툼어는 동티모르의 공용어이자 인도네시아 누사틍가라티무르 주(티모르 섬 서부를 관할하는 주)의 지역 언어로 한국에서는 배우는 이가 거의 없을 정도의 희귀어이지만, 고려대 '소수민족언어연구'라는 프로젝트와 최현주 부부의 공동연구의 결과로 사전까지 나왔다.
- 테툼어 사전 편찬 동기와 보급 현황, 영향은 어떤지요?
"2018년, 고려대학교 사전 팀과 파트너로서 공동연구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한국어-테툼어 사전 공동연구진이 되기 위해서는 국어국문학 전공자이며 제2외국어인 영어가 가능해야 하는 것이 필수였는데, 두 가지 조건이 충족되어 제게 그런 행운이 왔던 것 같습니다. 4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틈틈이 작업해서 2022년 2월에 출판기념회가 고려대학교 한국학센터에서 열렸습니다. 테툼어-한국어 사전은 대한민국과 동티모르, 양국의 우호증진과 서로의 문화를 이해하며, 한국어 공부를 하는 동티모르학생들을 위한 학문 목적의 한국어사전입니다.
한국인들은 책이 풍부하고 인터넷 검색이 발달된 탓에, 사전이 없다는 것에 대한 고충을 알기 어려울 것입니다. 그러나 한국어 공부를 하고 싶은데 사전이 없으면 외국인들은 많이 답답하겠지요. 동티모르에는 외국어를 배우고자 하는 학생들이 많이 있습니다. 물론 한국어를 배우고자 하는 학생들도 많아졌습니다. 동티모르에는 테툼어-영어/ 테툼어-포르투갈어/ 테툼어-인도네시아어/ 테툼어-한국어/ 이렇게 4종의 사전이 존재합니다. 그러므로 테툼어-한국어 사전은 동티모르 외국어 4대 사전 중의 하나로서 의미가 매우 큽니다.
작년에 사전이 출간되어 동티모르국립대 한국학센터에 약 400권 정도 기증을 했는데요. 사실 올해도 필요하지만, 판매 목적이 아니라서 재단이나 기업의 후원이 없이는 지속적인 배포가 어려운 점이 있습니다.
다행인 점은 테툼어-한국어사전의 내용 모두가 포털사이트 '네이버'에 등록되어, 동티모르 학생들도 '네이버 사전'에서 검색하면 한국어 단어 및 예문 공부를 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네이버 사전에서 검색이 가능해서, 동티모르에서도 학생들이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네이버의 역할이 크게 느껴지기도 하고 고맙기도 합니다."
한국 공부 원하던 동티모르 학생들... 2년 넘게 23명 학생 한국 유학생활 지원
사실 최현주 회장의 생업은 한국어 교육이다. 특히 한국에 와 있는 국내외 기업 외국인 임원진을 대상으로 한 한국어 교육을 14년 이상 하고 있다.
- 한국어 교육을 하게 된 계기가 뭔지, 또 보람을 느낄 때가 있다면요?
"무역회사에 다니면서 대학원에서 국어국문학 전공을 하였는데요, 석사 논문 주제가 '비즈니스 한국어교재에서의 사회문화요소연구'였어요. 제일 먼저 한국어 교육 출강을 하게 된 곳이 삼성엔지니어링이었고, 삼성에서 임원 교육을 오랫동안 했습니다. 당시 영어로 한국어 교육을 할 수 있는 한국어 선생님이 흔하지 않을 때여서 좋은 대우를 받았지요. 지난 1년간은 파키슨병 치료제를 연구하는 영국기업 챠코뉴로텍 (Charco Neurotech) 임직원 6명을 위한 비즈니스 한국어 교육을 진행했습니다. 기업에 있는 저의 학생들은 훌륭한 스펙을 가진 미국인, 영국인, 글로벌 인재라는 것이 제게는 큰 자부심이기도 합니다. 2010년부터 3년 5개월간 가르친 미국인 스티브 플러더(Steve Fludder) 씨는 현재 LS에너지솔루션의 미국지사 대표이기도 합니다. 제가 한국어를 가르친 미국인이 미국에서 한국기업의 대표가 되었을 때 큰 보람을 느꼈습니다.
이렇게 글로벌기업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비즈니스한국어교육'이 있다면, 동티모르 대학생들이나 젊은이들을 위한 '한국어 교육'이 있습니다. 2018년 고려대학교와의 사전연구로 동티모르에 들어가게 되었는데, 동티모르국립대 한국학센터에서 1학기, 2학기 동안 한국어 수업을 하게 되었습니다. 동티모르국립대는 동티모르에서 가장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이 들어가는 대학교입니다. 학생들과 만나면서 한국대학에서 공부하고 싶다는 꿈을 듣고 5학기 동안 23명 학생들을 한국으로 보내고 유학 생활을 지원하며 학생들을 돌보았습니다.
그 학생들이 학업을 마치고 돌아가 그 나라 최초의 현지인 한국어 선생님으로서 한국어의 뿌리를 내리고 있습니다. 2023년 현재 동티모르 대학에는 한국인 석사 박사 교수진이 없습니다. 동티모르 학생들의 꿈을 믿고 꿋꿋하게 길러낸 제자들이 한국인 교수진도 없는 동티모르에서 한국어 선생님으로서 삶을 키워가고 있다는 점이 저의 가장 큰 보람이고 기쁨입니다."
- 앞으로의 계획이나 하고 싶은 활동은?
"우리나라의 경제 성장은 손꼽힐 만하지만, 세계 1위인 것을 찾으려면 막상 떠오르는 것이 없습니다. 하지만 1997년 유네스코에 등재된 훈민정음 해례본으로 더욱 알려진 훈민정음 곧 한글은 세계의 언어학자들이 인정하는 인류가 꿈꾸는 세계의 문자이며, 다른 언어들과 다르게 창제자, 창제 동기, 창제 시기, 창제의 원리마저 명확하게 확인할 수 있는 문자 1위입니다.
저는 몇 년 전 <훈민정음 해례본 입체강독본>(김슬옹 저)을 모두 읽고 나서 우리나라 학교 교육에서 훈민정음 서문뿐만이 아니라 훈민정음 첫 장부터 마지막 장까지 내용 전체를 공부하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세종대왕은 한국인이 가장 존경하는 역사적인 인물입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세종대왕의 훈민정음 해례본 내용을 모두 읽은 국민이 거의 없다고 합니다.
위대한 한글 창제, 천지인과 음양오행의 철학적 지식을 느끼고, 세종대왕처럼 어진 임금의 성품을 닮고 싶다는 생각까지 들었습니다. 다른 분들도 훈민정음을 공부한다면 저와 같은 마음을 느끼실 것 같습니다.
대한어머니회 세종시지회의 회장으로서 제 임기 동안에는 어머니들과 '훈민정음 서문가'를 부르는 활동을 이어가고 합니다. 저희 어머니들은 성악가 출신도 아닌 일반 어머니들입니다. 우리가 노래를 얼마나 잘 부르냐보다는 얼마나 많은 사람들과 이 노래를 함께 부를 것인가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어린이들과도 함께 부르고 외국인들과도 함께 부를 수 있는 '훈민정음 서문가'였으면 합니다."
세종대왕 동상이 있는 공간이라 그런지 한글과 세종 관련 최현주 회장의 꿈은 끝이 없었다.
"그동안 <비즈니스한국어교육> <테한사전연구>, <한국어교재 테툼어로의 번역>, <세종시민들과 함께하는 사랑의 책나눔> <한글, 한국어 학술대회 참가> <세종시 어머니들의 훈민정음 서문가 기획> 등의 활동을 하였습니다.
2024년엔 좀 더 세종시민들과 함께할 수 있는 활동으로 <세종대왕의 미담 들려주기>, <어린이를 위한 예쁜 한글 쓰기>, <좋은 인성을 키워주는 100책 읽고 쓰기>, <세종대왕을 닮는 훈민정음교육>, <노인들을 위한 즐거운 한글 쓰기> 등으로 유아, 어린이에서 청소년, 일반인, 노인까지 '훈민정음 교육, 한글 읽고 예쁘게 쓰기 교육' 등의 수업을 선보일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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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민정음학과 세종학을 연구하고 가르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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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년 이상 한국어 교육... 동티모르에 한글 알리는 이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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