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9이태원참사 1주기를 앞둔 26일 오전 서울 용산구 이태원역 1번출구 부근 참사 현장에서 ’10.29기억과 안전의 길 조성 기자회견’이 권은비 10.29 기억과 안전의 길 미술가와 유가족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유가족들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권우성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시민대책회의는 이날 오전 11시 이태원역 1번 출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작업의 취지와 의미를 설명했다.
이들은 "10·29 이태원 참사의 의미를 보다 잘 드러내기 위해 참사 1주기와 핼러윈을 앞두고 해밀톤호텔 옆 골목을 '10.29 기억과 안전의 길'로 조성했다"며 "설치된 조형물은 참사가 벌어진 곳의 현장성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기억공간'이라는 의미를 살릴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또 추모만을 강조하는 것이 아니라 진상규명 없이는 참사가 반복될 수 있음을 함께 경고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유가족들은 이날 희생자들이 떠나간 길 위에서 빌보드를 바라보며 눈물을 멈추지 못했다.
이정민 유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은 "이곳은 2022년 10월 29일 밤, 즐거운 일상을 보내다가 서울 한복판 골목에서 하늘의 별이 된 사람들을 기억하기 위한 곳"이라며 "시민들이 이곳에 오셔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 기억하고 슬퍼하며 함께해 주실 때 그 힘은 희생자들의 명예를 온전히 바로 세우고 진상을 규명하는 기둥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지현 시민대책회의 공동운영위원장은 "이 길이 서로를 위로하고 희생자들을 기억하며 재난이 반복되지 않기를 바라는 공간, 이전처럼 즐거운 일상을 영위하는 공간이 되기를 바란다"면서도 "오늘은 어디까지나 중간 과정이다. 특별법이 국회에서 통과되고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이뤄질 때 비로소 진정한 의미의 추모가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이태원역 1번 출구 기록보존팀' 소속 박이현 문화연대 활동가는 "국가가 내버려 둔 공간에서 시민들이 애도의 정치를 실천하고 있다"며 "이곳은 유가족과 생존자, 지역주민과 시민들이 함께 조성한 공간이다. 참사가 일어난 바로 여기서부터 우리는 아픔을 나누고 위로를 건네며 안전사회를 위한 기틀을 마련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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