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스크림을 지퍼백에 옮겨 담았다.
이슬기
친환경에 대한 주최 측의 기준이 모호했다. 반입 물품을 검사하는 스태프는 규정에 따라 "지퍼백에 아이스크림을 옮겨가라"고 했다. 잠시만, 그러면 플라스틱 쓰레기 하나, 지퍼백 쓰레기 하나가 생긴다. 이해할 수 없는 조치였다. 이에 더해 친환경적이지 않은 일을 부당한 규정에 의해 저질러야만 하는 그 순간, 분했다. 당시 페스티벌 내부 역시 일회용컵에 맥주 등 음료를 판매했다.
완벽한 친환경은 불가능하다. 따지고보면 페스티벌을 열지 않는 게 가장 환경 친화적이다. 페스티벌의 소개말처럼, '인간과 환경의 조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행사에 꼭 필요한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구분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친환경을 마케팅 수단으로 삼고 이를 실천하지 않는다면 이는 소비자를 속이는 것이다.
'주최 측에서 튼튼한 돗자리와 다회용 책상을 구비 해서 재사용하는 건 어떨까?' 상상해봤다. 쓰레기 감축과 질서 유지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축제의 흥을 위해 종이 컨페티(색종이 조각)를 뿌리지 않는다면 뒷정리가 간단해지고, 불필요한 종이 쓰레기를 만들지 않을 수 있다. 이런 상상이 현실이 될 때, 진짜 '친환경'에 그나마 가까워지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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