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 사진은 공식홈페이지 화면갈무리(https://ibighit.com/bts/kor/profi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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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무청 국감마다 소환되는 BTS?… '아시안게임 병역특혜' 도마에> (한국일보 10.13 보도), <"페이커는 되고 BTS는 안 돼?" 다시 불붙은 금메달 병역면제 논란> (아시아경제 10.9 보도) 같은 제목의 기사들도 '이때다' 하고 쏟아져 나왔다.
종합하면, 이번에 병역 면제를 받게 된 선수들은 모두 체육요원의 기준을 충족했으니 규정대로 병역 면제를 받게 된다. e-스포츠가 아시안게임에서 정식종목으로 채택되었으니 이번에 우승한 선수들은 면제를 받는 게 당연하다.
미래의 언젠가 e-스포츠가 정식종목에서 제외되는 일이 생긴다고 가정한다면, 그 시대 e-스포츠로 땀 흘린 선수들이 설령 지금 2023년의 우승팀 선수들 면면보다 우수하다고 해도 면제를 받지 못하는 것이 당연한 것처럼. 병역 면제는 당시의 법이 정하는 기준을 충족했느냐 못했느냐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방탄소년단과 같은 대중예술인들의 경우 특례를 받을 수 있는 기준 자체가 없었다는 것이다. 법에는 예술요원 아니면 체육요원밖에 없어서, 여기에 대중문화예술인들에 대한 병역특례에 대한 규정이 없다. 이것이 마련되어야 한다는 병역법 개정안을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 등이 발의했지만 아직 국회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계류 중이다.
예술·체육요원 편입 및 관리규정에 따르면 "예술·체육요원"이란, 예술·체육 분야의 특기를 가진 사람으로서 법 제33조의7(예술·체육요원의 편입)에 따라 보충역에 편입되어 문화창달과 국위선양을 위한 예술·체육 분야의 업무에 복무하는 사람을 말한다.
법의 취지에 따라 생각하면, BTS가 아니면 누가 면제를 받아? 싶지만 그만큼 반대의 목소리도 크고 쟁점도 많다. 그래서 누구도 이 뜨거운 감자를 손에 쥐고 껍질을 벗겨 속살을 드러내지 못했다(한편 지난해 4월, 문화창달과 국위선양이라는 두 가지 키워드를 놓고 누가 가장 먼저 떠오르는지를 물은 '디스패치'의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전체 응답자 중 64%가 BTS를 꼽았다고 한다. 주관식으로 답하는 문항이었음에도 불구하고 64%나 되는 많은 사람들이 BTS를 떠올렸다는 얘기다).
방탄소년단 노래 덕에 바뀐, 돈으로 만들어낼 수 없고 돈으로 환산할 수도 없는 한국과 한국인, 한국어에 대한 전세계 인식의 변화. 그러나 그건 차치하고서라도, 지난해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연구기관 한국관광문화원 측은 방탄소년단이 콘서트를 1회 개최하면 최소 6197억에서 최대 1조 2207억 원의 파급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2022년 4월 20일 보도자료 '포스트 코로나 시기의 BTS 국내 콘서트 경제적 파급효과' 참고).
멤버 진의 첫 입대를 앞두고 외국 언론들은 공연으로 인한 수익이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언급하며 '한국은 그걸 진짜 포기할 건가?'라고 의아해하는 기사를 쏟아내기도 했다. 연예 리포터인 Tiffany Vogt은 본인 트위터(현 X)에 "아티스트들은 책상 뒤에 앉아 있거나 총을 드는 것보다 그들의 커리어를 수행할 때 나라를 위해 더 좋은 성과를 낸다"고 했다.
누덕누덕해지고 시대에 뒤떨어진 대체복무에 대한 규정을 바로잡을 수 있는 기회의 문이 BTS의 군입대를 앞두고 우리에게 열렸지만, 한국 사회는 그 기회를 잡지 못했다. 아시안 게임 병역 면제 논란을 계기로 병무청에서 태스크포스를 만들어서 대응을 하겠다는데, 이전 경험에 비춰볼 때 사실 별 기대는 들지 않는다. 오히려 '방탄도 이미 갔는데 누가 면제를 받아? 그게 형평에 맞아?'라는 이야기가 나오지 않을까?
어쨌거나 BTS 멤버들은 군복무를 위해 잠깐 그룹 활동을 멈추고 챕터2를 선언했다. 2022년 10월에 있었던 2030부산엑스포유치기원 콘서트 후 첫 번째로 맏형인 진이 입영연기를 취소하고 입대를 했다. 그 후로 제이홉과 슈가가 차례로 입대를 해서, 현재 세 명의 멤버가 군복무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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