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22일 사회복무요원 노동조합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회복무요원 노동조합
"복무지도관이 다른 사회복무요원이 자해한 사진을 보여주면서 '이 정도가 아니면 옮기지 못한다'는 식으로 얘기를 하더라고요." - 경기도의 한 공공기관 주차장에서 복무하는 사회복무요원 A씨
"제가 배정된 기관이 아닌 곳 청소를 시키더라고요. 또, 센터장이 업무 지시를 할 때마다 반말을 해요." - 서울의 한 아동사회복지시설에서 복무하는 사회복무요원 B씨
사회복무요원들이 지난 25일 병무청이 발표한 사회복무요원 사회진출 지원 정책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반기며 복무기관 재지정 등을 담은 병역법 개정을 국회에 요구했다.
사회복무요원 노동조합(아래 노조)은 27일 성명문을 내고 "25일 병무청이 병역법 개정 의지를 보여준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면서도 "여전히 해결할 문제가 남아있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해결 현재 국회 본회의에 상정된 병역법 개정안은 세 가지 한계가 있다"며 "▲ 괴롭힘 보호 범위 확대 ▲ 복무 중 괴롭힘 조사를 위한 고용노동부와의 공조 ▲ 복무 기관 재지정을 위한 병역법 제32조 개정 등을 포함해 수정동의안으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복무지 바꿔달라 요청... 돌아온 건 자해 사진"
노조는 지난 5월 31일 직장갑질119, 공익인권법재단 공감과 함께 실태조사를 발표한 바 있다. 6월 22일엔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실태조사에 따르면 사회복무요원 10명 중 6명(64%)은 '복무 중 괴롭힘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또 괴롭힘을 경험한 사회복무요원 중 46%는 '복무 기관을 변경하고 싶다'고 느꼈고, 실제로 재지정을 신청한 사회복무요원의 50%가 '재지정 신청을 이유로 복무기관장 또는 직원의 괴롭힘을 당했다'고 밝혔다.
<오마이뉴스>와 27일 소통한 사회복무요원들도 이같은 어려움을 호소했다. 경기도의 한 공공기관 주차장에서 민원 업무를 맡고 있는 A씨는 "우울증으로 (병역판정검사에서) 4급을 받았는데 우울증 상태에서 계속 민원 업무를 보는 게 나에겐 너무 힘들었다"라며 "그래서 다른 복무지로 재지정을 요구했다"고 전했다.
이어 "이후 담당 복무지도관, 기관 총괄 담당자와 함께 3자 면담을 했는데 복무지도관이 다른 사회복무요원이 자해한 사진을 보여주면서 '이 정도가 아니면 안 된다'는 식으로 얘기를 했다"며 "그때 진짜 많이 충격을 받았다"고 토로했다.
서울의 한 아동사회복지시설에서 복무하는 B씨는 "복무 초반, 센터에서 일어나는 거의 모든 일을 맡았다"며 "센터장을 비롯해 사회복지사가 3명, 사회복무요원이 저 1명인데 복지사 2명은 출근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 현재까지도 저랑 다른 복지사 1명만 정상 출근하는 상황"이라고 털어놨다.
B씨는 "괴롭힘 보호의 범위도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보호 대상(아동 등)이 본인 의지대로 힘을 통제하지 못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어 (이들로부터) 사회복무요원들을 보호하는 조치가 필요하다"며 "간혹 보호 대상으로부터 맞았다는 요원의 이야기들이 들린다"고 전했다.
2017년까지 전북의 한 노인복지관에서 사회복무요원으로 근무했던 C씨는 "(병역판정검사에서) 각자 다른 질병이나 질환이 확인돼서 사회복무요원으로 근무하는 건데, 그런 사정은 고려하지 않고 일괄적으로 똑같은 일을 시켰다"며 "허리가 아픈 사회복무요원이 있었는데 복지관 식당에서 김치통을 나르는 일을 시켰다"고 지적했다.
최근엔 한 사회복무요원이 복무 도중 스트레스성 전체 탈모를 호소했으나 '공무상 질병'으로 인정받지 못한 소식이 전해지며 논란이 일었다.
"병역법 개정안 한계... 수정동의안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