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실 중독환자 67.2% '의도적 중독'... 10대는 치료약물에 매우 취약

질병청, 응급실 기반 중독 심층 실태조사 진행... 남성보다 여성 많고, 20대>70대>40대 순

등록 2023.09.27 14:59수정 2023.09.27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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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독환자 발생 현황 ⓒ 질병관리청

 
치료약물이나 가스, 독성물질 등의 중독으로 병원 응급실을 찾은 환자들을 가운데 여성(56.2%)이 남성(43.8%)보다 많았고, 자살이나 자해 목적 등의 '의도적 중독'이 67.2%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중독 노출물질로는 전 연령대에서 '치료약물'의 비중이 가장 높게 차지했고, 10대의 80%가 치료약물에 의한 중독인 것으로 조사됐다. 

질병관리청(청장 지영미)은 지난해 6월 1일부터 올해 5월 31일까지 전국 14개 시·도의 15개 응급의료기관을 찾은 중독환자를 대상으로 한 '응급실 기반 중독 심층 실태조사' 1차년도 보고서에서 이같이 나타났다고 27일 밝혔다. 

질병관리청의 이번 1차년도 보고서는 최초 1년간의 조사 결과이며, 2차년도 보고서부터는 당해연도 1월부터 12월까지의 조사결과를 연단위로 발표할 예정이다.

1차년도 실태조사에 따르면, 조사기간에 총 5997명의 중독환자가 발생했다. 발생연령대는 ▲20대 19.0% ▲70대 이상 14.5% ▲40대 14.4% ▲50대 14.0% 순으로 많이 나타났으며, 주요 노출물질은 ▲치료약물 51.5% ▲가스류 13.7%) ▲인공독성물질 11.9% 순이었다. 

중독 발생 장소로는 '가정 내 발생'이 73.5%로 압도적으로 많았으며, 노출 형태는 ▲경구 노출 70.2% ▲흡입 14.2% ▲물림·쏘임 9.3% 등의 순이었다. 사망한 사례는 전체 5997건 중 102건으로 1.7%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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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령대별 노출물질 발생 분포 ⓒ 질병관리청

 
앞서 밝혔듯이 중독 노출물질은 전 연령대에서 '치료약물'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고, 치료약물 중독에 가장 취약한 세대는 10대(80% 차지)인 것으로 나타났다. 10대의 '다빈도 중독물질' 1위는 ▲아세트아미노펜 계열의 해열제 21.1% ▲2위 벤조디아제핀 계열의 신경안정제 19.2%로, 모두 치료약물에 해당했다.

눈에 띄는 실태조사 내용 중에 '10세 미만'에서는 인공 독성물질에 의한 중독이 30.5%로 높게 나타났다, 이는 모두 '비의도적 중독'으로, 화장품이나 락스 등 가정 내 생활화학제품에 사고에 10세 미만 아이들이 노출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분석됐다고 질병청이 전했다. 


또한 60대 이상에서는 글라이포세이트, 글루포시네이트 등 농약류가 다수 포함되었는데, '농약류 중독'은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발생률이 높아지는 양상을 보였다. 

이외에도 '다빈도 노출물질'은 중독 의도성에 따라서도 달리 나타났는데, 의도적 중독에서는 벤조디아제핀계 진정제·항정신병약제·수면제(20.9%), 졸피뎀 (10.9%), 일산화탄소(9.2%) 등의 순으로 빈도가 높았다. 반면 비의도적 중독에서는 일산화탄소(19.3%), 벌 쏘임(18.5%), 기타 및 미상의 동물에 물림·쏘임(7.8%) 등의 순으로 노출 빈도가 높게 나타났다.


이보다 자세한 '응급실 기반 중독 심층 실태조사 1차년도 결과'는 질병관리청 누리집을 통해 이날(27일) 공개됐다. 

질병청관리청은 해당 조사를 시행한 배경에 대해 "건강보험통계연보에 따르면 국내의 화학물질, 약물, 자연독 등 독성물질 노출에 의한 중독환자 발생은 연간 10만 명 내외"라며 "이로 인한 진료비는 지난 10년간 매년 증가하여 2021년 기준 578.1억 원에 달하고 있어, 국민의 사회경제적 부담이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독성물질 노출에 의한 중독 관련 보건 정책 수립에 필요한 근거자료를 생산을 위해 2022년 6월부터 응급실 내원 중독환자를 대상으로 중독 심층 실태조사를 실시 중"이라며 "이를 통해 노출물질 및 노출경로, 환자의 인구학적 특성, 증상 및 징후, 치료 및 예후 등 중독의 다양한 역학적 특성을 파악한다"고 부연했다.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은 "응급실 기반 중독 심층 실태조사 결과가 중독 예방 및 관리를 위한 관계 부처의 정책 개발에 중요한 기초자료로 활용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한편, 질병관리청은 이번 중독 실태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대상별 맞춤형 예방사업'을 추진한다. 그 첫 번째 대상으로 치료약물 중독에 취약한 것으로 나타난 '청소년'을 선정해 지난달 25일부터 중·고등학생 대상으로 올바른 치료약물 사용법 및 응급처치방법 등 중독질환 예방교육을 진행 중이다. 이후에는 소아·노인 등 취약집단을 중심으로 중독질환 예방사업의 대상을 확대해나간다는 계획이다. 
 
#질병관리청 #중독환자 #실태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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