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은 반찬가게에서 주문하고 나물 몇 가지는 내가 만들었지만 올해는 하지 않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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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코로나 이전부터 우린 추석에는 여행 가는 것으로 정했었다. 코로나 바로 전인 2019년 추석에 북경으로 여행을 다녀왔다. 하지만 그 이후는 코로나19로 인해서 여행 갈 수 없어서 간단하게 음식을 차려서 가족이 함께 모였다.
명절 음식 중 전 만드는 것이 가장 힘들고 시간도 많이 걸린다. 이제 전은 반찬가게에서 주문하고 나물 몇 가지는 내가 만든다. 예전에는 몇 시간씩 걸려서 전을 만들었지만, 아들 장가 보내고부터는 주문해서 먹었다. 시어머니가 힘들게 일하는 모습을 알면 며느리가 불편할 것 같다. 토란국을 끓이고 아주 간단하게 추석 음식을 장만했다.
명절이 되면 며느리가 "어머니, 저 뭐 준비할까요?" 하고 연락을 한다. 며느리 보고는 지금은 내가 할 수 있으니 나중에 나이 들어 못하게 되면 그때 하라고 했다. 작년 추석에도 며느리가 송편을 사 오고 내가 준비한 음식으로 추석날 점심과 저녁을 함께 먹었다.
명절도 이제 예전 같지 않다. 추석에 차례를 지내지 않는 가정이 늘었다. 아마 제사 지내는 풍습은 우리 대가 마지막이 되지 않을까 싶다. 돌아가신 뒤에 제사상을 잘 차려드리는 것보다 살아 계실 때 조금이라도 잘해 드리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다.
부모님께서 돌아가시면 형제들이 만나기 힘들어진다. 부모님 기일만이라도 모여서 얼굴 보는 것은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 집은 기일에는 정성껏 차려서 가족이 모두 모여 추도예배를 드린다.
작은아들과 며느리가 부지런히 검색하여 좋은 장소를 찾았다. 큰아들네, 작은아들네와 다 같이 가기 때문에 방도 세 개로 예약하였다. 올 6월에 신축한 빌라라서 깨끗할 것 같고 손자들이 놀기도 좋다. 가까운 곳에 명소가 있어서 한두 군데 다녀오고 맛집도 찾아가면 된다. 춘천에 가니 닭갈비와 막국수는 기본이다.
카톡으로 각자 준비해야 할 것을 분담했다. 2박 3일 동안 먹을 약간의 음식과 간식은 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아이들 먹을 것은 각자 챙기고, 우리는 김치류와 밑반찬, 과일만 가져가기로 했다. 나머지는 알아서 챙겨 온다고 했다. 남으면 다 버려야 하니 최소한으로 조금만 챙기라고 아들이 당부한다.
추석 전날, 우린 쌍둥이 손자가 있는 작은아들네와 출발하기로 했고, 큰아들네는 춘천으로 바로 오기로 했다. 가족 여행이 기다려진다. 여행 기간 동안 손자들도 즐겁게 놀고, 어른도 더불어 행복한 여행이 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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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교원입니다. 등단시인이고, 에세이를 씁니다. 평범한 일상이지만, 그 안에서 행복을 찾으려고 기사를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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