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정 정의당 의원이 지난 7월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위성정당 방지를 위한 공직선거법과 정치자금법 개정안 발의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남소연
심상정 의원 지역 사무소가 위치한 덕양구 화정동에서 만난 지역민들은 여전히 심 의원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혔다. 화정동 야채가게에서 일하는 박지수(29)씨는 "심 의원이 한번 더 국회의원이 돼 다시 대통령에 도전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화정역 인근에서 토스트 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이아무개(60)씨도 "민주당 후보보다는 심 의원이 더 낫다. 더 많은 커리어와 힘이 있기 때문"이라고 봤다.
하지만 마음을 바꾼 지지자들도 있었다. 고양시청 앞 세탁소를 운영해온 이아무개(60)씨는 19·20·21대 총선과 20대 대선에서 모두 심 의원에게 투표한 지지자였다. 그런데도 '다음 총선에서 어떤 후보에게 투표하겠냐'는 질문에 다음과 같이 말했다.
"심상정을 향한 마음은 이미 많이 떠났어요. 생계가 걸려 있다 보니 생각이 달라지더라고요. 민주당 한심하죠. 그런데 이번 총선에서는 민주당을 뽑아야 할 것 같아요. 국민의힘이 설쳐대게 놔둘 수는 없잖아요."
그는 지역 현안 중 하나인 고양시청 이전 논란을 '변심'의 이유로 꼽았다. 고양시청 이전 논란은 지역에서 해묵은 숙제이자 당면한 지역 현안이다. 시청 청사를 중심으로 상권이 활성화 돼 있는 만큼 청사 이전 소문이 돌 때면 부동산 가격까지 들썩이곤 했다. 게다가 국민의힘 소속 이동환 고양특례시장이 지난 1월 주교동 현 청사 옆 새 청사를 짓기로 결정하고 절차를 밟고 있던 것을 뒤집었다. 돌연 새 청사를 백석동으로 이전하겠다고 밝힌 것. 이 때문에 덕양구민들은 몇 차례 궐기대회까지 열기도 했다. 하지만 이때 심 의원의 '부재'를 느꼈다는 게 이씨의 설명이다.
"여기(고양시청 인근) 있는 자영업자들은 시청이 이사가면 다 죽는 거예요. 손님 대부분이 시청 직원들이라서요. 그런데 심 의원님은 특이하게 한창 (시청 이전이) 문제가 됐을 때 인천 전세사기 현장으로 가더라고요."
주교동에서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양아무개(39)씨도 비슷했다. 그는 19·20대 총선에서 심 의원에게 표를 던졌지만 21대 총선 때는 다른 선택을 했다고 했다. 그는 "고양시청 이전 문제뿐만이 아니다"며 "(심 의원이) 3선을 하는 동안 (지역에서) 어떤 변화도 느끼지 못했다. '고인 물'이란 인식이 있다"고 평가했다.
이러한 지역민들의 표심 변화는 20·21대 총선 득표율 비교를 통해서도 확인 가능하다. 심 의원은 20대 총선 당시 더불어민주당 박준 후보와 야권연대를 하지 않은 상황에서도 52.97%란 압도적 득표율로 손범규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후보를 16.17%p 차로 꺾었다. 하지만 4년 뒤 21대 총선에서는 득표율 39.38%로 이경환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후보를 6.64%p 차이로 이겼다.
이는 민주·진보계열 정당에 우호적이면서도 이왕이면 심 의원을 지지했던 지역민 중 일부가 태도를 바꾼 결과로 추정된다. 참고로 20대 총선 때 민주당 박준 후보의 득표율은 8.74%, 21대 총선 때 민주당 문명순 후보의 득표율은 27.36%였다.
심 의원은 아직 총선 출마 여부를 확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오마이뉴스>에 "(저의) 출마는 당의 전략과 함께 가야 한다. 조금 더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다. 하지만 지역 정가 안팎에선 그의 출마 가능성을 여전히 높게 보고 있다. 심 의원이 고양시청 이전이나 신규 소각장 추진 등 지역 현안 관련 행사에 참석하면서 지역 밀착도를 높이고 있는 중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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