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오전 수원지법 성남지원에서 진행된 '서현역 흉기 난동' 범인 최원종에 대한 첫 공판이 끝나고 고 김혜빈씨 아버지가 취재진과의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그의 손에는 혜빈씨가 생전 좋아하던 인형이 들려 있었다.
복건우
피고인 측의 공소사실 미확인을 이유로 20분도 안 돼 공판이 끝나자, 유족들은 피고인 대기실로 향하는 최씨에게 "야 이 XX야", "이게 뭐야 이게", "이럴 거면 뭐하러 나왔어"라고 소리쳤다. 일부 유족들은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피고인 측 변호인을 향해 "당신들 뭐하는 사람들이냐", "이렇게 변호하니까 좋냐"라며 따져 물었다.
공판이 끝나고 법원 교도관실 앞에서 취재진과 만난 희생자 유족들은 최씨와 변호인을 향해 분노와 슬픔을 쏟아냈다. 고 이희남씨 남편은 "사람을 죽이겠다는 마음을 실행에 옮겨서 무고한 시민들이 희생을 당했는데도 재판이 한 달 가까이 미뤄졌다. 가슴이 답답하고 숨이 막히고 분노가 치솟는다"라며 "죄 없는 희생자들은 아무 말을 하지 못하고 살아남은 자의 슬픔은 너무나도 크다.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모르겠다"라며 흐느꼈다.
▲ [현장] 서현역 유족이 던진 휴대폰에 머리맞은 최원종 '서현역 흉기난동 사건'으로 목숨을 잃은 피해자의 유족이 14일 수원지법 성남지원에서 진행된 첫 재판이 끝난 후 호송차로 이동하는 피고인 최원종에게 휴대폰을 던지며 울부짖었다. 최씨가 날아온 휴대폰에 머리를 맞자 교정직원들이 손으로 머리를 감싸고 있다. ⓒ 복건우
고 김혜빈씨 아버지는 "범인이 비공개 재판을 요청하고 변호인도 2명에서 4명으로 늘리는 등 사과도 인정도 하지 않고 감형받을 준비만 하는 느낌이 많이 들었다"라며 "오늘 처음 범인과 대면했는데 마음 같아선 숨통을 끊어놓고 감옥에 들어가고 싶은 심정이다. 그래도 법원을 믿고 혜빈이 친구들과 함께 끝까지 싸워서 꼭 죗값을 치르게 하겠다"라고 말했다.
이후 호송버스에 최씨가 올라타자, 고 김혜빈씨 유족들은 범인에게 휴대폰을 던지고 소리치며 길바닥에 앉아 한참을 오열했다. 떠나가는 버스를 따라가며 유족들은 "우리 혜빈이 착하게 산 죄밖에 없는데 너가 도대체 왜..."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재판부는 수사 기록을 확인해야 한다는 피고인 측 요청에 따라 다음 공판기일을 10월 10일로 지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