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오송참사시민대책위원회’가 진행한 ‘오송참사 중대시민재해 희생자 분향소 기습철거 규탄 기자회견’이 유족들의 눈물과 절규 속에 진행됐다.
충북인뉴스 김남균
"내 딸을 돌려 달라. 내 딸을 돌려 달라."
지난 7월 15일 청주시 오송읍 궁평2치하도 침수 사고로 딸을 잃은 고 최수연씨의 부친은 절규했다. 출입 유리문을 주먹으로 쳐보기도 하고, 바닥에 주저않아 눈물을 흘려도 굳게 닫힌 청주시청사 출입문은 열리지 않았다.
4일 오송참사시민대책위원회(이하 시민대책위)가 진행한 '오송참사 중대시민재해 희생자 분향소 기습철거 규탄 기자회견'이 유족들의 눈물과 절규 속에 진행됐다.
이날 기자회견은 충북도청 맞은 편 성안길에 위치한 청주시청 임시청사(옛 청원군청사)서 진행됐다. 오송참사 희생자 49재인 지난 1일 충북도가 청주시도시재생허브센터에 설치한 분향소를 강제 철거한 데 따른 것이다.
"김영환 지사, 분향소 철거 후 희생자위령제에 나타나" 유족들 분통
시민대책위는 강제철거를 단행한 충북도에 대해서 강하게 비판했다. 이들은 먼저 "충북도는 49재까지만 분향소를 운영한다고 일방적으로 못박았지만, 우리는 오송참사 진상규명이 이뤄지고 책임자가 처벌받는 그날까지 분향소는 유지되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고 밝혔다.
시민대책위는 "지난 1일 오전 김영환 충북지사가 청주 명장사에서 봉행된 49재에 참가하고, 추모제와 49재에는 경제부지사와 행정국장이 참석해 안심시키고는 49재가 끝나자 마자 분향소를 철거하는 만행을 저질렀다"고 비난했다.
이어 "이전에 관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49재가 열리던 1일 혹시나 모를 철거에 대비해 분향소를 지키고 있었다"며 "충북도는 군사작전과 같은 심리전까지 써가며 분향소 철거를 속전속결로 진행했다"고 주장했다.
시민대책위는 분향소 철거 후 김영환 지사의 행적에 대해서도 강하게 비판했다. 이들은 "분향소를 철거하고 다음 날인 2일 오송 백운사에서 열린 희생자합동위령제에 유가족과 협의 없이 참여했다"며 "이는 뻔뻔함의 극치"라고 비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오송참사 희생자 고 최수연씨의 부친 등 유가족도 참여했다. 고 최수연 씨의 부친은 기자회견이 끝난 뒤 청주시장과의 면담을 기다리면서 오열했다.
그는 "내 딸을 돌려달라"며 절규했다. 한 손에는 고인의 위패가, 또 다른 한손에는 딸의 생전 모습을 띄운 핸드폰을 들었다. 앉았다 일어났다를 반복하며 계속 눈물을 흘렸고, 굳게 잠겨진 청주시 임시청사 출입문을 주먹으로 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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