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교육 발전을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기조발제하는 이주영 선생님<어린이 문화연대> 대표 이주영 선생님이 글쓰기 교육의 발전을 위해서 <학급문집>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것을 발표하는 모습.
하성환
지난주 목요일(8/24) 이오덕 선생님이 떠나신 지 20주기를 기려 '추모 겸 글쓰기 교육 정책토론회'가 국회 의원회관 제7 간담회실에서 열렸습니다. 이 자리에서 기조 발제를 한 이주영 선생님은 역사적으로 우리말글이 지닌 생명력을 강조했습니다.
특히 1919년 3.1혁명 이후 신문과 잡지, 그리고 문학 작품들이 한글로 보급되면서 큰 전기를 맞았다고 강조했습니다. 20년대 방정환 선생이 만든 <어린이> 잡지를 비롯해 수많은 한글 잡지들이 발간되면서 우리말과 우리글(한글)이 대중에게 널리 확산했다고 밝혔습니다. 그 결과 일제의 조선어 탄압에도 굴하지 않고 독립운동의 정신적 토대로 작용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주영 선생님은 방정환과 이오덕의 교육 사상과 교육 방법론을 우리 학교 교육에 적용하고 널리 확산시켜야 한다고 역설했습니다. 문집 종류가 다양하겠지만 학교 교육에서는 단연 '학급문집'을 만들어 봄으로써 아이들의 삶을 가꾸어 갈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어린이 문화운동에 큰 획을 그은 이주영 선생님과 비슷한 시기 활동했던 임길택 선생님을 우리는 또한 기억합니다. 1979년 당시 임길택 선생님은 강원도 정선군 사북초등학교 교사로서 한국 글쓰기교육연구회 창립 회원이었습니다. 그는 이오덕 선생님이 엮어 펴낸 <우리도 크면 농부가 되겠지>(1979)를 접하고 큰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그리하여 '글쓰기 교육'을 실천함으로써 탄광촌 아이들의 삶을 진솔하게 일구어내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이듬해 아이들 시와 생활글을 엮은 학급문집 <나도 광부가 되겠지>(1980)를 펴냅니다.
임길택 선생님이 탄광촌 어린이들의 시와 생활글을 엮어 펴낸 학급문집은 예전 형식주의 글쓰기의 결과물이 아닙니다. 글쓰기의 과정에 교사가 도움을 주는 인지 구성주의 관점을 유지하되 아이들의 삶과 글쓰기가 탄광촌이라는 사회 문화적 맥락과 연결돼 있음을 놓치지 않았습니다.
이러한 사회 구성주의 글쓰기 교육은 비고츠키 교육이론에 기초한 것으로 아이들이 쓴 시와 생활글이 탄광촌이라는 사회문화적 배경의 산물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해 줍니다. 아이들의 글 속에 탄광촌 어른들의 삶과 희망, 그리고 좌절이 진솔하게 표현돼 나오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해 아이들이 쓴 시와 생활글은 탄광촌이라는 사회적 맥락에서 나온 사회문화 공동체의 산물로 이해하는 방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