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학교의 석면해체 작업 현장.
충북인뉴스
충북교육청이 여름방학 기간 학교의 석면 해체 작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샤워실 마련 미비로 노동자들의 고통이 심각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또 공사 기간이 촉박해 관리 감독이 부실하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샤워 하려면 50분 기다려야"… 샤워실 사용 불가능
석면 해체 작업을 하는 노동자들은 여름방학에 석면 제거 작업을 하면, 너무 더워 실제 제대로 된 작업이 어렵고 노동자들의 안전도 위협받는다고 입을 모았다.
석면 업체 관계자 A씨는 "여름에는 30분 동안 일을 하면 30분은 쉬어야 한다. 온몸에서 흐르는 땀이 신발에 고여 신발이 물에 담근 것처럼 된다"고 전했다. 이어 "일을 하다 탈진하는 사람도 여럿 있다. 인건비가 비싸기는 하지만 그만큼 여름 일은 너무 힘들다"라고 강조했다.
석면 제거 작업시 반드시 필요한 샤워실은 있지만, 실제로는 무용지물이어서 노동자들의 안전도 위협한다는 지적도 있다. 노동자들은 샤워실 대신 화장실 수도시설에 샤워기를 달아 열을 식히고 있다.
A씨는 "전혀 현실을 모른다. 샤워실은 너무 좁고 시간도 너무 많이 걸려 실제로는 사용할 수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교육부의 '학교 시설 석면 해체 제거 안내서'에 따르면 석면 제거 작업을 위해서는 위생시설(샤워실)이 필수적이다. 석면철거 작업을 한 뒤 안전복이나 신발 등에 묻은 석면을 털어내고 석면가루가 밖으로 유출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다.
그러나 관계자들은 샤워실은 공사 전에 보고서에 남기기 위한 시설일 뿐, 실제로는 사용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위생시설은 ▲탈의실 ▲샤워실 ▲작업복 갱의실 등 총 세 칸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를 이용하기에는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리고 그만큼 작업효율이 떨어진다는 것.
A씨는 "작업하는 사람들이 10여명이 넘는다. 한 사람 당 5분씩만 한다고 해도 50분을 기다려야 하고 10분씩 하면 100분을 기다려야 한다. 전혀 현실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작업자들은 아침 7시부터 오후 4시 정도까지 일을 한다. 하루에 6~7번은 밖으로 나와야 한다. 현재는 탈의실에서 옷을 벗고 속옷만 입은 채로 화장실로 간다. 거기에서 그냥 물을 뿌리는 정도로 샤워를 한다"고 전했다.
학교에서 시설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B씨도 "7년 동안 학교에서 시설업무를 담당했고 석면 제거 작업을 봐 왔지만 샤워실에 수도를 연결해 노동자들이 사용하는 경우는 한 번도 본적이 없다. 아예 수도시설을 연결하지도 않는다. 그냥 사진만 찍고 보고서만 낸다"고 전했다.
촉박한 공사 기간, 제대로 된 관리감독 어려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