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양천구 신정 3동의 한 버스정류장에 요금 인상을 안내하는 설명이 붙어있다.
김신애
서울시는 12일 새벽 3시부터 일반 카드 기준으로 시내버스 간선과 지선의 기본요금은 1500원(300원↑), 순환·차등은 1400원(300원↑), 마을버스는 1200원(300원↑), 광역버스는 3000원(700원↑), 심야버스는 2500원(350원↑)으로 올렸다. 2015년 6월에 오른 이후 8년 만이다.
버스요금이 오르자 버스 이용을 줄이겠다는 이는 탁씨뿐만이 아니다. 사회복지관에서 공공근로를 하는 최남식(88)씨는 오류2동에서 궁동복지관까지 버스를 타고 이동한다. 공공근로로 27만 원을 벌고 기초연금으로 부부가 각각 25만8000원 정도를 받는 데 버스비가 올라 부담이 되면 버스 이용을 줄여야 한다고 했다.
평소 지하철을 주로 이용하는 배태영(72)씨. 그가 버스를 타는 건 연신내 집에서 청량리 시장을 오갈 때다. 장 보고 무거운 것을 들고 지하철을 타며 걷는 게 힘들어서다. 연신내 불광동에서 공공근로로 27만 원, 기초연금 30만 원, 국민연금 약 40만 원을 받고 약값으로 한 달에 20만~30만 원을 지출하는 상황에서 1만 원가량인 한 달 버스비가 더 커지면 부담이다. 그는 앞으로 버스 대신 지하철을 더 이용할 수도 있겠다고 했다.
마포구 망원동 주민인 김혜선(66)씨는 얼마 전에 회사를 그만뒀는데 물가 인상에 더해 버스요금까지 오르니 버스 이용이 부담이라는 반응이다. 그래서 무료인 지하철을 주로 이용하고, 마을버스 타는 구간은 걸어다닐 계획이다.
마을버스를 타고 삼청동에서 탑골공원을 오가는 임종무(84)씨. 요금이 인상되기 전엔 1000원씩 현금을 내고 마을버스를 탔다. 딸이 준 교통카드는 쓰지 않는 편이다. 버스에 탈 때와 내릴 때 두 번 카드를 찍는 것보다 탈 때 현금을 한 번만 내는 게 편하다는 이유였다. 지난 12일부터는 현금으로 1200원을 내야 해서 천 원 짜리 지폐 한 장으로는 해결이 안 된다. 잔돈 내기가 번거로워서 몸이 불편해도 마을버스를 타지 않고 걸어 다닌다고 했다.
위협받는 밥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