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반새 둥지에 날아드는 순간 모습
김태윤
그는 숲으로 울창한 학교에서 자연을 품은 생명에 다가서고, 눈높이를 맞추고, 오래도록 그 앞을 지키며 말을 걸어 보기 시작했다고 한다. 15년 전부터는 경계심이 많아 관찰하기가 매우 힘들다는 새를 만나기 위해 전국을 누비며 찾아다녔다.
현재 이곳에서 김 작가가 관찰하고 있는 호반새가 자리 잡은 둥지는 15년 전 딱따구리가 지은 집인데, 해마다 주인이 바뀌다 올해는 지금의 호반새가 주인이 됐다는 것이다.
호반새는 딱따구리 둥지를 이용해 번식하므로 어린 새들은 둥지 깊숙이 있어서 보이지 않는다. 그에 따르면 요즈음 부모 호반새가 무더위에도 열심히 먹이를 물어 나르는 것을 볼 때, 어린 새가 보금자리를 떠날 때가 그리 멀지 않은 듯하다고 한다.
15년 전부터 전국 누비며 새 관찰
호반새는 계곡을 다니며 가재, 개구리와 작은 뱀 등을 먹잇감으로 즐겨 사냥한다. 이곳의 캠퍼스 숲이 금남호남정맥에서 분기한 천황지맥의 산줄기 숲과 여러 계곡에 가까이 위치하여 호반새가 보금자리를 잡은 것으로 보인다.
호반새의 붉은 색에 가까운 주황색은 인상적이어서 불새라는 애칭도 가지고 있다. 우리나라의 환경 지표종으로 지정된 호반새가 사는 숲은 자연환경이 잘 보존된 지역이다.
호반새와 가까운 친척에 같은 파랑새목 물총샛과의 물총새와 청호반새가 있다. 호반새의 영문 이름(ruddy kingfisher)은 붉은 물총새라는 의미이다. 이 새는 개체 수도 워낙 적은 편이고 경계심이 강하여 좀처럼 사람 앞에 나타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