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이초 교사 죽음을 다룬 종합 일간지 사설 제목10개 종합 일간지 모두가 서이초 교사 죽음을 사설에서 다뤘다.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그런데 유독 조선일보 사설 제목이 눈에 띈다.
김홍규
7월 22일 오전 3시 16분에 입력된 조선일보 사설 제목은 "장난 삼아 올린 가짜 뉴스가 몰고 온 어처구니 없는 사태"이다. 다섯 문단으로 이뤄진 사설에서 죽음을 맞은 교사에 대한 추모나 애도는 찾아볼 수 없다.
맘카페에 올라왔다는 "학부모 가족이 ... 3선 국회의원이라고 한다"는 내용과 유튜버 김어준의 비슷한 발언을 자세하게 다뤘다. 다른 문단의 두 배 가까운 분량을 차지한 네 번째 문단에서는 한기호 의원과 서영교 의원의 해명을 자세하게 다루었다.
가짜 뉴스는 심각한 문제다. 하지만 이번 사안은 가짜 뉴스 때문에 교사가 극단적 선택을 한 것이 아니다. 사건의 순서나 억지로 인과 관계를 비틀어 사안의 본질을 흐리는 것은 한국 언론의 오래된 폐해다.
"장난 삼아 벌인 일로 아무 관련 없는 정치인은 돌이킬 수 없게 명예가 훼손됐고 우리 사회는 불필요한 혼란과 갈등을 겪었다."
(조선일보 7월 22일 사설 마지막 문장)
조선일보 사설 마지막 문장이다. 이 신문은 이번 사태를 "불필요한 혼란과 갈등"으로 치부했다. 모든 현상에는 원인이 있다. 그 원인을 정확하게 규명하고 다시 비슷한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시민들이 겪는 불행한 사태의 진상 규명과 재발 방지를 위한 노력은 언론의 중요한 사명이다. 권력을 가진 정치인은 자신의 억울함을 밝힐 커다란 '스피커'를 다양하게 가지고 있다. 자칭 '1등 신문'인 조선일보가 굳이 지금 시기에 나서지 않아도 사실 관계는 밝혀지게 되어 있다.
지금은 교육 정책과 정부와 교육청 관료들, 학교 문화가 어떻게 교사와 학생들을 힘들게 하는지 근본 원인을 깊게 살펴볼 때이다. 조선일보 사설을 보며, '조선일보가 조선일보 했다' 이외에 적절한 표현을 찾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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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뉴스가 몰고 온 어처구니 없는 사태"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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