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9 구조대원 등이 16일 오전 충북 청주시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에 남겨진 버스에서 실종자 수색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청주=연합뉴스) 김형우 이성민 기자 = 지난 15일 아침 충북 청주시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는 삶과 죽음이 엇갈린 전쟁터였다.
미호강 제방이 터지며 순식간에 6만t의 물이 430m 길이의 지하차도로 들이 닥치던 순간 '살려달라'는 외침이 지하차도 곳곳에 울려 퍼졌다고 당시 현장에서 구조된 사람들과 희생자들의 마지막 전화를 받은 유족들이 17일 전했다.
당시 지하터널에서 간신히 빠져나온 A씨는 이틀이 지났지만, 아비규환의 현장을 잊지 못한다.
침수된 차량을 견인하기 위해 17일 현장을 찾은 A씨는 "세종으로 화물차를 타고 이동하는 상황에서 물이 들어오자마자 시동이 꺼졌다"며 "고민 없이 차를 버리고 반대쪽으로 뛰었다"고 말했다.
그는 "물 높이가 허리 이상까지 찰 정도로 늦었다면 자칫 목숨을 잃을 뻔한 순간"이었다면서 "다행히 고민하지 않고 곧바로 탈출해 지하차도에 깊이 진입하지 않아 금방 빠져나올 수 있었다"고 긴박했던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간신히 생명을 구한 또 다른 생존자 B씨는 당시 버스에 타고 있었다.
그는 갑자기 엄청난 양의 물이 지하차도로 쏟아져 들어오자 "창문을 열고 나와 허우적거리다 간신히 난간을 붙잡고 버텼다"고 밝혔다.
이날 소방당국에 의해 구조된 사람 모두 B씨처럼 난간을 붙잡아 생명을 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현장에 도착하자 난간에 매달린 구조자들이 '살려달라', '도와달라'며 소리치고 있었다"고 말했다.
구조대 대원들은 물이 목까지 찬 구조자들을 구하기 위해 재빠르게 지하차도에 진입했고, 가까이 다가가 로프를 던져 이들을 구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