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차 리투아니아를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2일 빌뉴스 한 호텔에서 열린 한일 정상회담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악수한 뒤 자리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0일부터 4박 6일 일정으로 리투아니아·폴란드 순방에 나섰습니다. 먼저 10일부터 12일까지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정상회의에 참관인 자격으로 참석한 뒤 12일부터 2박 3일 간 폴란드를 국빈 방문하고 돌아오는 일정입니다.
대통령실은 이번 순방의 3대 목표를 국제 안보 협력의 강화, 글로벌 공급망 협력 확대, 부산 엑스포 유치 외교라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그건 대통령실의 설명이고, 이번 순방과 관련한 국민의 관심은 온통 12일 낮(현지 시각) 리투아니아에서 열린 한일정상회담에 쏠려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습니다.
온 국민의 최대 관심사, 한일 정상회담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문제
국내에서 서울-양평 고속도로 김건희 일가 특혜 의혹과 함께 양대 현안으로 떠오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처리 문제와 관련해, 윤 대통령이 당사국인 일본의 기시다 후미오 총리에게 어떤 말을 할 것인지 매우 궁금했기 때문입니다.
윤 대통령은 국민의 80% 이상이 원전 오염수 방류에 불안감을 표시하고 있는데도 국내에서 이 문제에 대해 공개적으로 말한 적이 한 번도 없었습니다. 부담됐는지 정부와 국민의힘 관계자에게 떠넘기고 자신은 뒤로 빠져 있었습니다. 4일 일본에서 기시다 총리에게 후쿠시마 오염수 처리가 안전하다는 보고서를 전달한 뒤 우리나라를 방문(7일~9일)한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도 충분히 만날 시간이 있었는데도 만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더욱 후쿠시마 오염수와 관련한 윤 대통령의 생각이 처음 드러날 기시다 총리와 회담이 기다려졌습니다.
그러나 결과는 실망스럽기 짝이 없었습니다. 대통령실이 내놓은 보도자료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30분 동안 열린 회담에서 후쿠시마 오염수와 관련해 세 가지를 요구했습니다. ▲계획대로 방류의 전 과정이 이행되는지에 대한 모니터링 정보를 공유할 것 ▲방류의 점검 과정에 우리 전문가도 참여하도록 해줄 것 ▲방사성 물질의 농도가 기준치를 초과하는 것과 같은 상황이 발생하면 즉각 방류를 중단하고 우리 쪽에 그 사실을 바로 알려줄 것입니다.
윤 대통령의 세 가지 요구에 기시다 총리 묵묵부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