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7년 5월 20일 발행된 <말>지 11호 표지에 ‘꼬마 상주’ 사진이 실렸다.
민주언론시민연합
그러나 이 사진을 누가 어떻게 찍었는지는 알려진 바 없었는데 KBS 광주가 이를 추적했다. 그 실타래 끝엔 그동안 공개된 적 없던 로숑과 쇼벨의 사진 1073장과 그 속에 담긴 80년 5월의 진실이 있었다. 2023년 6월 '민언련 이달의 좋은 보도상'을 수상한 KBS 광주 '1980, 로숑과 쇼벨'의 김재형 PD를 6월 30일 서울 종로구 청운효자동 민언련 사무실에서 만났다.
찢어진 외신 뒤져가며 찾은 '그 사진 누가 찍었나'
- '꼬마 상주' 사진을 누가 촬영했는지 의문을 품으며 방송이 시작되던데. 그 질문의 시작이 궁금하다.
"3년 전인 2020년, 5·18민주화운동 40주년을 맞아 KBS 광주에서 세 가지를 준비했다. 하나는 다큐멘터리, 둘째는 일종의 연대프로젝트로 '인권중심도시' 광주를 중심으로 인권 탄압을 받고 있는 국가를 연결해 5·18 위상을 다시 한번 세워보는 것, 셋째는 5·18 관련 인물을 만나게 하는 것 등이었는데 하나가 엎어졌다. '쉽지 않네' 생각하면서 우리끼리 밥 먹고 얘기하다 한 선배가 툭 던졌다. "(전라도 사투리로) 그 사진 누가 찍었는지 안가(아는가)?" 한 번도 궁금해 해본 적 없던 질문이었다. 준비하던 프로젝트가 엎어진 김에 한번 찾아보자 해서 시작했는데, 당시 막내였던 내게 자료 찾는 임무가 주어졌다."
- 가장 먼저 한 일은?
"5·18 다큐멘터리를 만들어보고 싶어 PD가 되긴 했지만, 부족하기도 하고 정보도 많이 없어서 '뭐든 다 찾아보자'라는 마음으로 임했다. 일단 당시 발간된 사진이나 외신 잡지 등을 다 찾아봤다. 누구든 이름이 나오면 그 이름을 검색하고, 그분의 사진집이 있다고 하면 가서 찾아보고. 딱히 정보가 없으면 책이나 사진집 뒤에 나오는 후기 같은 것도 다 읽어보면서 관련된 말 없나 찾아 봤다. 이렇게 저렇게 찾다보니 일단 국내 기자는 다 소거되더라. 이미 돌아가신 분들은 자제분들께 전화해서 여쭤보기도 했고, 또 신문사에 연락해보기도 했다. 그러다 보니 외신 잡지만 남았다. 외신 잡지를 보기 위해 국회 도서관, 전남대 도서관, 조선대 도서관 다 가봤다."
- PD가 외신 잡지를 들춰보는 장면에서 5·18 부분이 다 절취된 잡지가 나오기도 하던데.
"그게 재미있던 부분이다. 1980년 5월 18일부터 6월 초까지 발간된 잡지는 대부분 열람 신청했는데, 신기하게도 5·18 관련된 부분은 다 찢어져 있었다. 연출된 화면 아니냐고 생각할 수도 있을 텐데 실제로 그랬다. 미국 <뉴스위크>, <타임>, 독일 <슈피겔>, <슈테른> 등 당시 외신 잡지에서 광주 관련 얘기는 다 삭제돼 있었다. 그래서 '꼬마 상주' 사진의 출처는 더 확인하기 어려웠고, 더 궁금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