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A회의 박물관의 회담장
박준영
수카르노와 네루, 저우언라이 등 비동맹국가 지도자들의 대안적 국제 질서를 위한 절박하면서도 희망찬 외침을 상상하며 회담장에 한동안 서있었다. 비동맹국가 지도자들이 당시 가졌던 설렘과 긴장감 그리고 책임감이 그대로 느껴지는 듯했다.
박물관을 나오면 건너편에 호텔 사보이 호만(Hotel Savoy Homann)을 볼 수 있다. 언뜻 보기에도 역사성이 느껴지는 건물인데, 이 호텔은 당시 AA회의 참석자들이 묵었던 호텔이다. 현재도 이 호텔은 그 역사적 의미를 보존하며 호텔로 운영되고 있다.
비동맹주의는 냉전과 화해의 시기를 지나며 '한여름 밤의 꿈'으로 끝나는 듯했다. 그러나 세계는 미-중 갈등과 우크라이나 전쟁 등 '신냉전'으로도 불리는 국제 외교 전략에서 두 개의 선택지를 강요받는 시대로 회귀하고 있다. 인도네시아를 비롯한 주요 비동맹주의 국가들은 오랜 시간 비동맹주의의 기치를 유지하고 자주 상기하고 있다. 다시 한번 대안적 전략을 절박하게 고민해야 하는 시점에서 비동맹주의가 주목받고 있다. 미완으로 끝났던 비동맹주의의 시대는 비로소 올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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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학교 지리학과 박사과정
인도네시아 도시 지리, 이주 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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