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팩트가 걸어온 지난 10년에 대한 회고'글로벌 팩트10'의 첫날인 지난 6월 28일, 빌 아데어 듀크대 실용저널리즘 및 공공정책 석좌교수가 지난 10년 동안 글로벌 팩트가 걸어온 길을 유쾌하게 소개하며 그 발자취를 돌아보고 있다. 발표 도중 코엑스에서 컨퍼런스 장소를 찾는 게 매우 어려웠음을 유쾌하게 꼬집어서 박수를 받기도 했다.
Poynter&IFCN
3일 간의 세션에서 가장 많이 눈과 귀에 들어온 단어들은 'Battle', 'Combat', 'Fight', 'Counter' 등이었다. 전세계 곳곳에서 팩트체크와 허위조작정보 간의 전투가 벌어지고 있다. 어떤 전투에서는 팩트체크가 충분하지 않았을지 모르지만, 어떤 전투에서는 분명한 성과를 거뒀다.
컨퍼런스 기간 동안 팩트체커들은 서로의 노하우를 공유하며 어떻게 효율적으로 허위조작정보와 싸울지 이야기를 나눴다. 나이지리아와 케냐, 튀르키예와 브라질 등 세계 여러 나라들이 선거를 앞두고 벌어지는 여러 문제들을 각자의 방법대로 우직하게 돌파해나갔다. 조르지아와 나이지리아, 몽골의 팩트체커들은 사실에 기반한 합법적이고 정당한 비판조차 찍어누르는 각국 정부의 검열과 어떻게 맞서고 있는지를 소개했다.
학계와의 협력 증진에 대해 논의하고,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을 통해 미래의 '팩트체크' 세대를 양성하는 방안도 제시됐다. AI가 허위조작정보를 유통하는 새로운 수단으로 조명되면서, 오히려 AI를 팩트체크에 활용해 효율적으로 이를 교정하는 방법에 대한 연구들도 공유됐다. 추락하고 있는 언론의 신뢰도를 끌어올리기 위한 방안에 대한 이야기들도 나왔다.
새로운 방법론으로 단순한 '폭로(debunking)'를 넘어 '사전폭로(pre-bunking)'하는 개념도 활발히 제시됐다. 허위조작정보가 횡행하기 전에 선제적으로 팩트체크가 대처하는 방향이다. 이는 갑작스럽게 허위조작정보가 등장하더라도 그 유통을 억제하고, 다시 팩트체크하는 수고도 덜 수 있도록 한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는 아예 시장 선거에 나선 후보들이 '사전에 검증된' 통계와 사실들만을 가지고 토론하는 실험이 열리기도 했다. 토론 도중에 어떤 숫자나 주장이 '사실이다 아니다'로 싸우며 시간을 허비하는 대신, 모든 후보가 공통의 데이터를 제공받고 그 안에서만 토론을 진행하는 형식이다. 사전 검증되지 않은 자료가 제시되거나, 팩트체크가 필요한 주장이 갑자기 등장할 경우, 토론 현장의 팩트체커들이 이를 실시간으로 검증하거나 사후 검증해 보도하기도 했다.
또한, 전세계 팩트체커들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글로벌 팩트의 최대 후원사인 동시에 허위조작정보 전파의 가장 큰 책임을 지고 있는 메타와 여러 소셜 미디어들을 다그치며 제 역할을 할 것을 주문했다. 특히 트위터의 신뢰 및 안전 부서 책임자였던 요엘 로스는, 컨퍼런스의 마지막 날 마이크를 잡고 그가 트위터를 그만두기 직전까지 일론 머스크와 나누었던 대화들을 폭로하며 트위터가 왜 허위조작정보 유통을 억제하는 데 실패했는지 비판적으로 성찰하기도 했다.
박수 받고 눈물 흘린 핀란드 기자... 서로 응원하는 팩트체커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