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노총 김동명 위원장이 27일 오후 서울 중구 숭례문 일대에서 열린 '윤석열정권 심판! 최저임금 인상! 한국노총 노조간부 결의대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이희훈
지난 5월 31일 경찰은 하청 노동자의 처우개선을 위해 고공농성 중이던 김준영 한국노총 금속노련 사무처장을 곤봉과 사다리차를 동원해 끌어내렸다. 반발한 한국노총은 지난 7일 경사노위(경제사회노동위원회) 불참을 선언했다. 경사노위가 중단된 것은 2016년 1월 이후 7년 5개월 만이다.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은 26일 <오마이뉴스>와 만나 "경사노위 참여 전면 중단을 선언한 이후로도 윤석열 정부 차원의 대화 재개 요청은 없었다"라며 "경사노위 탈퇴까지 고민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윤석열 정부는 노동을 때리면 지지율이 오른다고 박수치는 일부 지지층에 취해있는 것 같다"라며 "한국노총 출신인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을 임명한 것도 지금 생각해보면 기만인 것 같다"고 했다.
대화 복귀 조건에 대해서는 "지금은 구체적인 조건이나 요구를 말할 단계가 아니다"라고 잘라 말하며 "노동을 적대시하는 근본 태도를 바꾸지 않고서는 윤석열 정권 내내 대화에 복귀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오는 29일 법정 심의시한을 앞둔 최저임금 인상과 최저임금위원회 근로자위원이었던 김준영 처장 해촉 문제 해결을 요구하며 26일부터 노동부 앞에서 천막 농성에 들어갔다. 김 위원장 가슴에는 '윤석열 정권 심판, 우리가 김준영이다'라고 적힌 배지가 달려있었다.
"윤석열 정부, 노동 자체를 유혈진압... 정권 내내 대화 없을 수도"
- 노동부 앞 천막 농성에 돌입한 이유는.
"최저임금 결정이 얼마 안 남았다. 작년부터 물가가 많이 올랐다. 저임금 노동자들의 생계가 달린 문제기 때문에 최저임금만큼은 정의의 관점에서 다뤄야 한다. 그런데도 노동부는 경찰 폭력의 희생자인 김준영 처장을 해촉시키면서 노사 동수의 대원칙을 허물어뜨리고 있다. 선전포고나 다름없다."
- 지난 7일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참여 전면 중단을 결정했다.
"윤석열 정권이 그렇게 만든 것이다. 선을 넘었다. 망루에 오른 김준영 처장은 본인 문제도 아닌 열악한 사내하청 노동자들의 문제를 위해서였다. 그날 윤석열 정부는 노동 그 자체를 유혈진압 한 거다. 노사 관계의 중재자 역할을 해야 할 정부라면 김 처장이 고공농성을 할 수밖에 없었던, 포스코 원청 쪽의 잘못도 함께 살펴봤어야 했다.
공권력 집행 정도도 지나쳤다. 경찰은 김 처장이 저항 의지를 잃은 순간까지도 곤봉으로 내리쳐 피를 흘리게 했다. 한국노총은 과거에도 보수정권과 여러 갈등을 겪었지만, 사회적 대화 명맥만큼은 유지하려 인내해왔다. 더 이상은 도저히 참을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