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18일 합천창녕보 상류에 있는 이노정 앞 낙동강. 녹조 사체가 덩어리로 뭉쳐 마치 유화를 보는 듯하다.
윤성효
영남권 주민의 식수원인 낙동강이 온통 녹색이다. 오랫동안 낙동강 현장 답사를 해온 환경활동가들은 올해는 낙동간 전 구간에서 녹조가 예년에 비해 훨씬 빨리 심해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오마이뉴스>는 지난 주말(17~18일) 낙동강네트워크와 함께 낙동강 일대를 답사하며 녹조 확산 상황을 살폈다.
그 결과 경남 밀양 수산교, 창원 본포취수장, 창녕 어연양수장, 창녕 남지철교, 남강 합류 지점, 창녕 우산리 어부선착장, 창녕함안보, 박진교, 합천창녕보, 덕곡천 합류 지점, 율지교, 우곡교, 이노정, 대암양수장, 달성 대구국가산업단지 취수장, 도동서원 부근이 온통 녹조로 뒤덮여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일부 구간은 녹조가 심해 걸쭉한 죽처럼 되어 있었고, 녹조 사체가 뭉쳐 마치 유화처럼 보였다. 녹조 악취가 심해 머리가 아플 정도였다. 모내기를 위해 낙동강 물을 끌어 온 일부 논에서도 녹조가 심했고, 낙동강 물을 가져와 가둬놓은 저류지도 마찬가지 상황이었다.
녹색 물에서 고기 잡는 사람, 둔치에 야영객도...
강 가장자리엔 짙은 녹조가 뒤엉켜 있고, 강 중앙에도 녹색띠가 만들어져 있었다. 남강 합류 지점의 낙동강 쪽에도 녹조가 발생해 있었지만 남강 쪽은 녹조가 보이지 않았다. 합천창녕보 상류에 있는 이노정 앞의 상황은 매우 심각했다. 또 합천창녕보 상류에 있는 합천 덕곡천 합류지점의 물 색깔도 매우 짙은 녹색에다 걸쭉해 보였다.
곳곳에서 녹조 발생을 줄이기 위한 폭기·살수시설이 가동되고 있었다. 본포취수장 앞에서는 교각에서 계속 물을 뿜어내고 있었으며, 취수구 바로 앞에서는 폭기장치가 가동됐다. 취수장 앞 물이 흐르게 해서 녹조를 줄이기 위해서다.
또 창녕함안보 상류 선착장과 합천창녕보 상류 우곡교 부근에서도 폭기장치가 가동되고 있었다. 그런데 두 곳에서는 일부 폭기장치가 돌아가지 않고 멈춰 있었다.
녹조 확산이 심각한 상황이었지만 일부 시민들이 낚시나 야영을 하는 모습도 목격됐다. 본포취수장 부근에서는 수상스키를 타는 사람이 있었고, 강 둔치에는 주말을 맞아 야영객들로 붐볐다. 남지철교 쪽 둔치에서는 어린이들이 단체로 야외활동을 하고 있었고 낚시하는 사람도 있었다.
현재 낙동강은 2곳에 조류경보 '관심' 단계가 발령됐다. 낙동강유역환경청은 지난 8일 칠서 지점에 이어 15일 물금·매리 지점에 '관심' 단계를 발령했다. 조류경보제는 2회 연속 남조류 세포수가 1000세포/mL 이상이면 관심, 1만 세포/mL 이상이면 경계, 100만 세포/mL 이상이면 대발생으로 분류해 관리되고 있다.
낙동강환경청은 "이상고온으로 평균 수온 상승과 체류시간 증가로 유해남조류가 대량 증식한 것"으로 분석했다. 녹조는 수온이 높거나 오염 물질 유입에 물이 흐르지 않고 체류하게 되면 주로 발생한다.
환경단체는" 4대강사업으로 낙동강에 생긴 8개 보 때문에 물 흐름이 느려지면서 녹조가 발생한다"며 보 수문 개방을 요구하고 있다. 날씨 영향을 크게 받는 수온은 인위적으로 통제할 수 없고 오염물질 유입 차단은 단시간에 해결되기 어렵기 때문에 가장 쉬운 녹조 해결 방법이 보 수문 개방이라는 것이다.
앞서 환경부는 지난 1일 '녹조 종합관리대책'을 발표하면서 야적퇴비 관리와 가축분뇨 처리 방법 다양화, 녹조제거시설 집중 투입, 취·정수장 관리 강화, 국가녹조대응센터 건립 등을 제시했다. 하지만 낙동강의 녹조 상황은 더 심각해지고 있다.
"정부 종합대책 발표한 지 불과 보름... 낙동강은 녹조라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