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가 지난 9일 저녁 보낸 수돗물 냄새 관련 안전재난문자.
김보성
부산 일부 지역에서 논란이 된 수돗물의 흙·곰팡이 냄새는 남조류가 원인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낙동강의 녹조현상이 심해지고, 정수장 공사로 제대로 여과가 안 돼 벌어진 일이란 게 부산시의 해명이다. 환경단체는 사태의 진상규명과 근본적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화명정수장계통 일부 지역 수돗물에서 인체에 무해하나 냄새가 날 경우 끓여 먹기를 바랍니다."
수돗물 악취 민원이 200여 건 이상 접수되자 지난 9일 저녁 부산시는 재난안전문자를 보냈다. 남구와 북구·해운대구·연제구·수영구 등의 수돗물에 냄새가 발생하면서다. 불안감을 다독이는 안내였지만, 수돗물을 사용하는 시민들은 반발했다.
한 지역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흙냄새, 곰팡이 냄새가 너무 심하다", "설거지하는데 냄새가 올라왔다", "꼭 썩은 냄새 같다", "샤워를 할 수가 없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는 거냐" 등의 걱정을 토로하는 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이번 사태는 낙동강 녹조와 정수장 노후밸브 교체공사가 겹치면서 일어났다. 12일 부산시상수도사업본부에 따르면, 8일부터 시작된 화명정수장 고도정수처리 개선공사로 여과 작업이 중단되면서 지오스민(Geosmin)이 유입됐다.
지오스민은 오실라토리아(Oscillatoria sp) 등 남조류에 의한 맛·냄새 유발물질로 환경부 먹는 물 감시항목에 해당한다. 보통 정수 과정에서 제거돼야 하지만, 공사로 인해 걸러지지 않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