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스테어 스튜디오의 오너, 우디 작가우디 작가를 소개하는 사진이다.
본인제공
그가 작업하는 장르는 올드스쿨 타투다. 영국의 뱃사람들이 멀리 두고 온 여인을 그리워하며 몸에 이름을 새긴 것에서 시작했다고 한다. 무사와 안전을 기원하는 타투는 오랜 시간 동안 먼 길을 떠나야 하는 이들에게 염원이 됐다.
부적에 가까운 이 타투가 누군가에게 새로운 희망이, 인생의 항로를 바꿀 용기가 됐다고 말하는 이가 바로 타투이스트 우디다. 그는 퀴어퍼레이드로 자신을 이해했고, 타투로 자유를 경험했으며, 비건으로 해방을 알리게 됐다고 했다. 우디 작가를 5월 22일 스튜디오에서 만났다.
타투, 내 몸을 사랑하는 방식이 되다
20대 초반에 처음으로 퀴어퍼레이드에 참가한 후 우디 작가는 "내가 이상한 게 아님"을 확신했다고 한다. 자신이 퀴어임을 이전부터 알고 있었지만 스스로가 유별난 사람이라 느껴질 만큼 그의 주변엔 늘 차별이 만연해 있었다고 한다.
"머리가 너무 짧다, 너무 보이시하게 다닌다, 쟤는 남자친구 사귀는 거에 관심이 없다 등 제 정체성을 마음대로 운운하며 비정상성으로 치부하는 모습이 환멸 나더라고요. 나중에는 연기도 했어요. 남자친구가 있는 것처럼, 사실 긴 머리였는데 사연이 있어 자른 것처럼요."
다름에 대한 이해의 부재는 정상과 비정상을 무 자르듯 갈라냈고, 그를 부정한 존재로 몰아세웠다. 수많은 차별에 무덤덤해지려던 그에게도 '왜 내가 퀴어일까' 자문하며 자기혐오를 쌓았던 적이 있었다고 했다.
그리고 처음 가본 퀴어퍼레이드에서 "내가 비정상적인 사람이 아니었음"을 깨달았다. 2016년 퀴어퍼레이드, 차별과 혐오에서 벗어나 서로의 얼굴을 마주하며 용기를 내고, 소리 높여 자유를 외칠 수 있었던 그에게 신선한 충격으로 남았다.
타투이스트가 되기로 마음먹기 전까지의 모습이 마치 '길을 잃은 것 같았다'고 그는 기억했다. 미술을 배워본 적이 없었던 그는 어떻게 타투이스트의 길을 걸어가게 됐을까.
"저는 고등학생 때 소위 말하는 '만화책 잘 따라 그리는 친구'였어요. 미술에 뜻을 두려던 적도 있었으나 입시 미술이 제게 맞지 않아 꿈을 접었죠. 그 다음으로 관심을 가진 전공이 영상 예술이었고 그래서 광고홍보학과를 갔어요. 입학한 후로 대학 생활을 착실하게 해나갔어요. 부모님이 원하시던 대학교에 들어왔고, 많은 사람들에게 축하도 받았죠.
그런데 학년이 올라가면서 이 길이 맞나 하는 의문이 들더군요. '내가 이 일을 하면 과연 즐거울까?'를 생각해보니 제 대답은 아니었어요. 하필 그때가 주변인들에게 한창 연극을 하던 때라... (웃음) 스트레스에 시달리다가 정말 충동적으로 타투숍을 찾은 것 같아요. 그리고 그때 처음 타투를 받았는데 엄청난 해방감으로 다가오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