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성호
- 경사노위 참여를 전면 중단했는데, 구체적인 시기는 어떻게 되나. 사회적 대화 재개 조건으로 생각하는 것이 있나.
김동명 위원장 : "어제 중집(중앙집행위원회)에서 김동명과 집행부에 대한 신뢰의 표시로, 그리고 김동명이 앞으로 투쟁 과정에서 운신의 폭을 가지고 힘을 가지고 협상하라는 의미에서 관련 권한을 위임해줬다. 그 시기는 윤석열 정부 내내 사회적 대화가 중단될 수도 있고, 탈퇴를 할 수도 있다. 변화가 없다면 그렇게 가는 것이다.
대화 복귀 조건은, 단순하게 무슨 사과하고 석방하고 이런 것을 복귀 조건으로 삼지 않겠다. 지금은 어떤 요구를 해도, 그런 것들이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근본적으로 윤석열 대통령이, 상대인 노동자를, 대화의 파트너로 인정하고 존중하는 것이 전제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여러 가지 행동과 언행을 통해서, 정책을 통해서, 그런 진정성으로, 한국노총 노동자들한테 다가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윤석열 대통령이나 정치인들은 입만 열면 노동 존중 얘기하지만, 그들이 존중하는 건 노동이 만들어낸 생산물의 가치, 이런 거에 대한 탐욕만 갖고 있지, 그래서 그것을 저비용, 또 고생시켜서 효율적으로 만들어내고 경쟁력을 갖추는 데만 관심이 있지, 그것을 만들어내는 노동자의 고통, 노동자의 죽음, 노동자의 삶, 삶의 질, 그 사람들의 인권, 이런 걸 존중해본 적이 있나. 노동 존중의 핵심은 노동자에 대한 존중이고, 노동자가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드는 것이다. 그것이 제대로 된 정치 아닌가."
- 경사노위 (참여 '전면 중단'이 아닌) '탈퇴'는 어떤 상황에서 이뤄질 수 있나.
김동명 위원장 : "탈퇴나 중단이나 실질적인 차이는 없다. 회의체를 통해서 여건이 맞으면 다시 복귀할 수 있고, 다시 재개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큰 차이는 없는데, 지금 엄중한 시점이다 보니 그런 질문이 있는 것 같다.
'탈퇴'라고 하면 좀 더 정부에 투쟁 의지를 보여주는 거고, '전면 중단'은 그거보다는 좀 약한 수위 아니냐 이런 것 때문에 논쟁이 되고 있는 것 같은데, 제가 어제도 말했지만 중단이 됐든 탈퇴가 됐든, 윤석열 정부 심판 투쟁에 대한 강도가 달라지는 건 아니다.
단지, 제가 (경사노위 탈퇴와 관련해)위임을 받았으니까 말씀 드리면, 아주 뜨겁게 싸우는 것도 좋지만 경사노위 탈퇴냐 전면중단이냐 이런 문제를 갖고 조직의 시시비비가 돼서 갈등이 되면 다 같이 싸우는 것이 어렵다. 그래서 저는 조금은 아주 폭발적이지는 않더라도, 우리 한국노총 전체 조직이, 분열됨 없이, 하나의 목소리로 싸우는 것도 중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그렇게('전면 중단') 표현한 것이다. 지금 당장이라도 '탈퇴'를 할 수 있다."
- 구체적인 투쟁 계획은.
김동명 위원장 : "구체적인 투쟁 계획은 어제 다 공유를 했는데요. 집회 계획 등 정치 일정과 맞물리는 투쟁 계획이긴 하지만, 가장 중요한 점은 그 동안 한국노총은 윤석열 대통령의 노동정책에 대해서는 반대해왔지만, 타협의 여지가 있었기 때문에 수위를 조절해온 측면도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정책에만 반대하는 게 아니라, 윤석열 정권 자체에 대한 심판을 하겠다는 것이 달라진 점이다.
그다음에 한국노총은 최소한 노동문제에 국한에서 주로 비판해왔고, 의견을 냈지만, 앞으로는 국정 전반에, 우리사회 전체적인 문제, 가령 언론탄압이라든가, 민주주의의 후퇴라든가, 외교의 문제라든가, 복지의 후퇴라든가 이런 사회 전반적인 영향에서 한국노총은 전면적인 비판의 목소리를 낼 것이다.
그동안 한국노총은 조직 내부의 단결에 치중해왔고, 한국노총 자체의 협상, 투쟁 이런 데 무게를 실었지만, 이제는 민주노총을 비롯해서 밖에 있는 다양한 노동자들과 연대를 할 것이다. 연대 투쟁을 할 것이다.
또 하나는 윤석열 정권이 마음 놓고 한국노총을 공격할 수 있었던 것은, 국민들의 노조에 대한 불편한 정서, 부정적인 여론, 이런 거에 기대는 측면이 있고. 또 하나는 양대노총을 '갈라치기' 해서 함께 공동투쟁하는 것들이 제한되는 조건이 있었다.
그다음에 또 한국노총 조직 내부에 있는 일부 사람들을 분열시키고, 정권에 포섭해서, 한국노총 집행부가 등을 돌리더라도, 선거든 어떤 정치적인 면에 있어서 부분적인 사람들을 회유해서 충분히 자기들의 교두보를 확보할 수 있다는 오판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정면으로, 그런 것들이 잘못됐다는 것을 행동을 통해서 바로 잡으려고 하는 거다."
- 다시 대화에 복귀하는 조건에 대해서 조금 더 구체적으로 말씀 해주신다면.
김동명 위원장 : "그러니까 제가 아까 말씀 드린 건, 구체적으로 사과니 뭐니 하나의 조건에 관한 문제가 아니라, 말하자면 정책을 좀 바꾸거나, 태도를 바꾸거나, 이런 하나하나 사안의 문제가 아니라, 윤석열 정권이, 대통령이, 진심으로 정말 노동을 인정하고 존중하고, 그게 말로만의 존중이거나, 어떤 노동의 경쟁력에 관한 문제가 아니라, 진짜 어려운 노동자의 삶을 진정으로 돌보겠다는 것, 이 사람들의 삶을 보장하겠다는, 이러한 진정성이 우러나면, 그런 것은 우리가 알게 될 것이라는 것이다. 막연하지만 그럴 때에야 복귀할 수 있다, 이렇게 생각하는 것이다."
- 이번 정권 내에서 다시 복귀할 가능성이 있나.
김동명 위원장 : "글쎄 뭐 민주노총 위원장이, 제가 직접 들은 건 아니지만, '사람은 고쳐서 못 쓴다' 이런 얘기를 했다는데, 저도 뭐, 사람은 물건이 아니기 때문에 '고치고' 이런 표현은 좀 뭐 할지 몰라도, 잘 변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 뿌리 깊은 것이고."
- 김문수 경사노위 위원장 교체설에 대해서는.
김동명 위원장 : "김문수 위원장 교체는 뭐 자기들이 그렇게 얘기하고 그러는데, 솔직히 김문수 위원장의 노동 폄하 발언이나, 과거 전력에도 한국노총은 간담회에 참석하고 했었지 않나. 근데 이번에 광양 사태가 터지고, 윤석열 정권의 노동 탄압이 누적되다 보니까 이게 한번에 폭발해서 중단한 것이지, 경사노위 김문수 위원장 때문에 중단한 게 아니지 않나. 그렇기 때문에 김문수 위원장 교체가, (사회적 대화를)중단한 것을 다시 재개하는 데 어떤 영향도 없을 거라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