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당 혁신 방안에 대해 <오마이뉴스>와 인터뷰 하고 있다.
남소연
"속도."
5월 31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오마이뉴스>와 만난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지금 민주당의 혁신 문제와 관련해서 가장 답답한 부분이 무엇인가'라고 물었다. 질문마다 단어 하나하나 고심해가며 답하던 그가 가장 빠르게 반응했던 순간이었다.
윤 의원은 노무현 대통령의 청와대 정무기획비서관이었고, 문재인 의원의 보좌관, 문재인 당대표의 특보를 거쳐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상황실장을 지낸 친노무현·친문재인계 핵심인물이다. 그만큼 그는 윤석열 정부를 견제하고 비판하는 데 적극 목소리를 내면서도 민주당 내부 문제에 관해선 말을 아껴왔다. 하지만 5월 23일, 노 대통령 추도식을 다녀오던 윤 의원은 페이스북에 한 편의 글을 올렸고, 평소와 달리 논쟁에 불을 지피는 역할을 자처했다.
당시 그는 5월 14일 의원총회 결의 후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는 당 혁신위원회 구성과 관련해 "제일 중요한 것은 혁신위의 권한"이라며 "전권을 가질 수 있어야 한다. 혁신위를 '꼭두각시'로 만드는 순간, 다음 총선은 해보나 마나 패배"라고 주장했다. 또 "엄정한 외부의 시각만이 민주당 변화와 혁신의 동력이 될 수 있다"며 "혁신위원장도 그럴 수 있는 사람이 돼야 한다"고 했다.
일각에선 윤 의원의 주장을 두고 2015년 문재인 당시 대표의 퇴진을 전제로 했던 '반문재인계'의 혁신전당대회 요구와 다를 바 없다고, 결국 '이재명 흔들기' 아니냐고 비난한다. 하지만 그는 "완전히 다르다"며 "지금은 대표의 거취를 얘기할 때가 아니다. 비대위도 아니다"라고 명확히 선을 그었다. 윤 의원이 말하는 혁신의 목표는 '내년 총선 승리', 그 내용은 '절박감'이었다. 그리고 그는 "혁신의 시간은 민주당을 기다려주지 않을 것"이라고 깊이 우려하고 있었다.
"혁신, 민주당에게 몇 안 남은 기회... 놓치면 안 된다"
- 그간 당의 현안을 먼저 언급하는 일이 드문 편이었는데, 지난 23일 '혁신의 전권을 위임받는 혁신위를 세워야 한다'는 메시지를 던졌다.
"당이 모처럼 의총을 통해서 쇄신기구를 만들자고 만장일치로 결의한 것은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에게 몇 번 남지 않은 기회다. 이 기회를 놓치면 안 된다. 시간이 우리를 기다려주지 않는다. 특히 혁신의 시간이. '지금이 아니면 이야기를 할 수 없겠는데'라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