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레에 수북이 쌓인 폐지 더미.
크라우드픽
사회적기업 '러블리페이퍼'는 폐지 수거 노인들의 노동에 정당한 대가를 치르기 위한 목적으로 세워졌다. 'Lovely(러블리)'가 아니라 Love 'RE'(러브 리) 페이퍼. 노인들로부터 시세의 6배로 매입한 폐지를 활용해 다양한 공작품을 만든다. 재생지로 만든 캔버스에 그린 그림, 종이 가죽으로 만든 카드 지갑, 노트북 가방 등을 판다. 판매 수익금으로 노인들을 정직원으로 고용한다. '폐지 수거 노인들의 처우와 이들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 일한다'는 이들을 지난 5월 2일 만났다.
빈곤 노인이 아닌 '자원재생활동가'
오후 5시 러블리페이퍼 사무실, 노인 직원 6명이 마무리 작업을 하고 있다. 폐지를 캔버스로 만들기 전에 수분을 제거 하는 작업이다. 모두 러블리페이퍼가 직접 고용한 노인이다. 완성된 캔버스는 작가들의 재능기부를 통해 그림이나 캘리그라피 작품으로 다시 태어난다. 작품은 온라인 스토어를 통해 판매된다. 월 1만~3만 원인 정기구독 서비스를 이용하면 주기적으로 원하는 작품을 배송 받을 수 있다. 현재 정기구독자는 400명이 넘는다.
러블리페이퍼는 폐지 수거 노인을 '자원재생활동가'라고 부른다. 재활용 분리수거장이 있는 아파트 단지와 달리 골목길은 자원 순환이 잘 이뤄지지 않는다. 자원재생활동가들은 이런 골목길을 돌아다니며 폐지를 수집한다. 자원 순환의 시작점에 있는 사회 필수 노동이다. 기우진 러블리페이퍼 대표는 "'폐지 줍는 노인'은 우리 사회에서 빈곤한, 도움이 필요할뿐인 사람들로 낙인 찍혔다"며 이런 인식을 바꾸고자 자원재생활동가라는 이름을 붙였다고 설명한다.
러블리페이퍼는 자원재생활동가들에 대한 인식 개선을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한다. 기업 임직원들과 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벌이는 페이퍼캔버스 만들기 활동과 환경 교육 등이 그것이다. 기업이 친환경 사업을 위한 제품을 의뢰하면, 재생지로 에코백 등을 맞춤 제작하기도 한다. 이런 B2B 사업도 러블리페이퍼의 주요 수입원이다. 기우진 대표는 "모든 제품이 어르신들이 만든 것이라는 대전제를 두고, 이것이 친환경적이라는 점을 잘 설명해 어필한다"며 "궁극적으로 자원재생활동가들이 정당한 대가를 받는 사회를 만들기 위함"이라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