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7월 담수로 펄밭이된 모습
이경호
제거되지 못한 펄 때문에 현재 공주보 상류에는 흰목물떼새가 번식하지 않는다. 올여름 비가 다시 모래사장을 만들어주지 않는다면 내년에도 기약할 수 없다. 공주보 상류는 20여 일간의 담수로 생명들에게는 매우 치명적인 결과가 되었다.
4대강 사업으로 지어진 공주보는 완공 이후 '녹조 라떼'가 번성했다. 2012년 완공 이후 매년 연미산 아래에는 녹조가 짙게 드리워졌다. 겨울에도 녹조가 발생하기도 했다. 환경부 설문조사에는 이런 우려는 없이 4대강 보의 필요성만을 강조한 설명을 담았다고 하니 어이가 없다.
녹조가 가득한 물을 쓸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넌센스다. 해서는 안 되는 일이다. 녹조는 마이크로시스틴이라는 간독성이 있어 사용할 수 없다. 더구나 이런 쓸 수 없는 물을 쓰겠다며 설문을 설계하고 대대적으로 홍보하는 것은 환경부가 할 일이 아니다.
지난 17일 공주보 하류인 유구천 합수지점에 형성된 대규모 모래사장에는 흰목물떼새가 확인됐다. 공주보 상류와는 다르게 이곳 모래사장에서는 맑은 물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담수로 인한 영향을 받지 않았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공주보 상류에서 그동안 번식해왔던 흰목물떼새가 어디로 갔는지는 모른다. 아직도 펄이 된 공주보 상류 어디에선가 번식지를 찾고 있을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