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일부 점포에서는 셀프계산대 이용률을 높이기 위해 오전 10시부터 12시까지 일반계산대를 운영하지 않고 있다.
마트산업노동조합
이마트 연수점, 셀프계산대는 18대로↑ 계산원은 줄줄이↓
특히 눈에 띄는 사례는, 앞서 온라인상에서 크게 화제가 됐던 인천 지역이다.
"평일은 주말 같고, 주말은 명절 같아요.", "힘들어서 골병 날 것 같아요."
최근 이마트 연수점 계산원들을 만날 때마다 듣게 되는 이야기다. 연수점은 2023년 4월, 리뉴얼 재개장을 앞두고 셀프계산대를 12대에서 18대로 늘리고, 일반계산대는 22대에서 10대로 줄이면서
계산원 13명을 일방적으로 감원했다.
연수점에 남은 계산원들은 어떨까. 이들은 동료들 일자리를 빼앗고, 곧 자신의 일자리마저 위협하는 셀프계산대에서 오늘도 이용 실적을 올리라는 회사의 압박을 받으며 근무하고 있으며, 줄어든 일반계산대로는 감당하기 힘든 고객수를 맞이하며 높아진 노동강도에 신음하고 있다고 한다.
민주노총 마트노조 이마트지부, 즉 조합이 확인한 바에 따르면 이마트의 2018년 대비 2022년 계산원 수는 1100명 이상 줄었고, 2022년 대비 2023년 계산원 수는 또 다시 700명 이상 줄어들었다.
이마트는 셀프계산대 도입으로 인위적인 계산원 인원감축은 없다는 취지로 이야기하지만, 이미 1년에 700명이 넘는 계산원의 일자리가 사라졌다고 봐도 무방한 것이다.
이마트 셀프계산대... '고객엔 공짜노동, 직원에겐 인력감축, 회사에겐 이윤극대화'
혹자는 셀프계산대가 마치 다가올 미래 트렌드인 것마냥 얘기하기도 한다. 그러나 정말 그러한가?
이마트는 고객이 당연히 받아왔고 누릴 수 있는 서비스를 마치 시대의 트렌드인 것처럼 포장하고, 높아진 시민의식을 악용해 고객 스스로 계산에 나서는 것이 당연한 일인 것처럼 만들고 있다.
이마트의 이런 전략은 그동안 계산원들이 해오던 계산노동을 오롯이 고객에게 전가하고, 계산원 인원감축으로 줄어든 인건비를 고객으로부터 착취하는 것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물론 그렇다고 셀프계산대와 같은 기술의 진보가 무조건 나쁘다는 얘기를 하려는 것은 아니다. 기술의 진보는 환영할 만한 일이다. 하지만 그 기술은 사람이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많은 이들에 도움을 주기도 하고, 반대로 기업의 탐욕에 사용되기도 한다.
만약 이마트에서 일반계산대를 줄이지 않고, 다시 말해 계산원의 인력감축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고객에게 메리트를 주는 방식으로 셀프계산대를 확충한다면 어떨까. 그 때의 셀프계산대는 계산원 노동자들의 노동강도를 줄이는 동시에 고객의 편의를 증대시키는 도구로 사용될 것이다.
그러나 지금의 이마트식 셀프계산대는 노동자와 고객 모두를 피해자로 만드는 결과를 만들고 있을 뿐이다. 고객엔 피해를 주고 기업에만 이익을 주는 셀프계산대가 아니라, 노동자와 고객, 나아가 사회 전반에 유익을 줄 수 있는 방식의 셀프계산대가 되도록 시민 사회와 노동조합이 연대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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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계산하면 싸게 줍니까" 화제된 현수막에 이런 사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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