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백마지기 겨울 풍경 올해 설 명절에 찍은 사진.
전미경
여행자들이 몰려와 쓰레기를 버리고, 오염물을 아무 곳에나 버려서 몸살을 앓고 있었는데 글램핑장이 들어서면 환경이 더 오염된다는 이유다. 게다가 그곳에는 면 내에서 사용하는 상수원이 있는데 그 상수원을 글램핑 조성에 끌어 쓰게 되면 면민은 인근 평창군에 있는 상수원을 써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물부족이 심한 상황에서 일부 관광객을 위한 글램핑장 조성을 반대한다는 게 마을 주민의 요지다.
위 기사에 따르면, 육백마지기 인근인 미탄면 회동리 1-101번지 등 6필지 6926㎡에 야영장을 조성할 계획으로 군계획위원회에서 수정의결되고 이달초 개발행위협의가 완료돼 관리동과 화장실 등 2동 126㎡규모의 건축신고 수리만 남아 있는 상태다.
돈으로도 살 수 없는 환경
나는 가게를 하는 엄마에게 물었다. "엄마도 반대해요?" 장사하는 사람들은 관광지가 조성되고 여행객이 유입되는 것을 마다하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 예전에도 인근 관광지 주변에 몰려드는 사람들로 여름철이면 도로가 꽉 막힐 정도였다. 아이스크림 냉장고 한 통을 하루 만에 다 판매하기도 했었으니까. 그만큼 관광지 조성은 경제를 살리는 상권 형성에 막대한 영향을 끼친다.
그러나 엄마는 말씀하셨다. "잘은 모르겠지만 환경이 오염된다면 반대"라고. 미래를 생각해야 한다고 했다. 전문가는 아니어도 날씨 같은 일상의 변화가 환경 때문이라는 상식은 들어서 알고 있는 엄마다.
사실, 이곳도 더 이상 예전의 시골이 아니다. 자연스러운 시골 풍경이 모두 사라졌다. 곳곳마다 자본주의가 투영되어 있다. 즐겨 찾던 산책로 자리에 아스팔트만 겹겹이 쌓인 도로를 볼 때면 나무숲 우거진 옛길이 그리워 마음이 아프기도 했다. 밤나무가 사라진 이모할머니 댁은 두고두고 그리울 것 같다.
동강이 흐르는 물줄기 사이 사이에 있던 소나무 숲이 사라져 한동안 우울했다. 뱃놀이하는 소년들의 함성은 더 이상 볼 수 없고, 나룻배로 이동하던 단골 총각도 볼 수 없다. 육백마지기에서 산나물은 뜯지 않고 놀기만 하던 동생들과의 추억도 이젠 먼 과거가 되었다. 산과 산을 넘어 고사리를 꺾던 엄마와의 산행도 그리움이 되었다. 모두 사라져 가고 있다.
경제냐, 환경이냐. 끝없는 논쟁이지만 시골도 더 이상 돈으로 지배할 수 없는 의식의 변화가 왔다. 예전엔 그저 관광객을 유치하려고 정부 지원금을 받아 단발성 축제들을 마구 쏟아냈었다. 그저 축제를 위한 축포를 쏘기도 했었다. 그러나 이제는 거부할 줄도 안다. 관광객 유치를 위한 글램핑장 조성을 반대하는 시위를 연다. 격세지감이다.
돈으로 환경을 살 수 있는 시대가 아니다. 나는 믿고 싶다. 주민들이 지키고 싶은 육백마지기를 보호해 돈보다 자연이 주는 이윤을 얻는 것이 더 가치 있다는 것을. 육백마지기 숲이 주는 자연의 선한 가치는 제발 마지막 보루로 남겨 두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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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치 깡패' 육백마지기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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