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천의 고양이고양이를 둘러싼 갈등의 핵심은 '생명을 어떻게 대하느냐'에 있다
김정희
유성동네고양이보호협회는 마을 공동체 사업 하나를 시작했다. 유치원으로 교육을 나가서 아이들에게 생명 존중과 기본적인 펫티켓을 알려주는 활동이다. 5월 말 첫 수업을 위해 협회는 분주하게 준비 중이다. 동물을 만났을 때 인사하는 방법, 다가가고 만지는 방법, 목줄 착용과 배변 봉투 지참 등 기본 매너를 교육할 예정이다. 우리 사회 고양이를 둘러싼 논쟁의 핵심은 결국 '사람들이 다른 생명을 대하는 태도'에 달려있다는 게 김 회장의 생각이다.
"요즘 생명을 너무 경시하는 풍조가 있어서 큰일이에요. 처음에는 풀벌레부터 죽이다가, 개구리, 고양이 그리고 강아지까지... 끔찍한 강력범죄자들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사실 다 교육의 문제가 아닐까 생각을 해요. 공교육에서 생명을 존중하는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우리 지역에도 강아지와 고양이를 파는 가게가 많잖아요. 저는 한 번도 안 가봤지만 동물을 사고파는 것이 거의 산업이 된 것 같아요. 그런데 생명을 다루는 것은 산업이 되면 안 된다고 생각하거든요. 동물을 사고파는 사이 유기견과 유기묘들이 생겨나고요. 이 동물들을 보호하는 시설에 또 세금이 들어가게 되죠. 인식칩을 의무화하는 제도가 생겨났지만, 단속도 없고 인식칩 없는 동물들을 여전히 팔고 팔립니다.
다른 생명들과 같이 사는 세상이잖아요. 그런데 아파트 단지에서는 경비소장이 고양이들의 생살여탈권을 쥐고 있어요. 사회가 너무 자기의 아픔만 크게 느끼고 다른 아픔은 나 몰라라 하는 것 같아 아쉬워요. 전체적으로 좀 다 같이 함께 사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인터뷰를 마친 김 회장은 자신이 돌보는 고양이들을 만나기 위해 갑천으로 갔다. 모처럼 속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어서 즐거운 시간이었다는 말을 남긴 채... 갑천의 고양이들은 내일도 먹이를 구하고, 그루밍을 하고, 번식을 할 것이다. 고양이를 바라보는 사람들 사이에 갑론을박도 이어질 것이다. 우리가 다른 생명들과 공존할 수 있는 방법을 끝내 찾아낼 수 있기를 바라본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댓글3
대전의 시민활동가입니다. 우리 지역 현장 곳곳을 다니며,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있습니다. 마이크가 필요한 분에게 마이크 드리는 것이 제 역할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공유하기
"저희 목표는 고양이가 더 태어나지 않게 하는 것, 다만..."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