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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기밀문건 "한국, 북한 무인기에 취약... 방공망 구멍"

WP, 미군 문건 입수해 보도 "한국, 드론부대 설립에 3~5년 걸릴 듯"

등록 2023.05.11 12:42수정 2023.05.11 1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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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군 정보당국이 한국 방공망 실태를 분석한 기밀 문건을 보도하는 <워싱턴포스트> 갈무리
미군 정보당국이 한국 방공망 실태를 분석한 기밀 문건을 보도하는 <워싱턴포스트> 갈무리 워싱턴포스트
 
한국이 북한의 무인기(드론) 침입에 취약하고, 이를 보강하는 데 수년이 걸릴 것이라는 미국 군사 당국의 분석이 기밀 문건을 통해 나왔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최근 유출된 미국 정부의 기밀문서 중 작년 12월 북한 무인기의 한국 영공 침입 사태에 관한 내용을 10일(현지시각) 공개했다.

작년 12월 26일 북한 무인기 5대가 한국 영공에 침입했고, 그 가운데 한 대는 대통령실 인근 비행금지구역까지 들어왔다. 한국군은 전투기와 헬리콥터를 출격했으나 무인기를 격추하지 못했다.

올해 3월 초 미군 정보당국이 지도부에게 보고하기 위해 만든 것으로 보이는 이 문건을 입수한 WP는 "북한이 공격적으로 핵무기를 개발하는 와중에 한국 방공망의 취약한 실태(vulnerable state)를 보여준다"라고 전했다.

문건은 "지상 레이더와 항공기 사이의 더딘 통신 때문에 (무인기) 대응에 차질이 생겼으며, 한국군 지휘관들에게는 명확한 교전수칙이 부족했다"라며 "보안이 취약한 상공을 노리는 북한 비행기 조종사가 이용할 수 있는 방공망의 구멍, 이에 따른 부수적 피해에 대한 우려가 있다"라고 지적했다.

미 전문가 "한국, 북한 핵개발 대응에만 몰두"

WP는 "한국 정부는 이런 약점을 해결하기 위해 올해 말 드론 부대를 설립하겠다고 선언했지만, 계획을 완전히 이행하고 필요한 기술과 장비를 확보하는 데 3∼5년은 걸린다는 것이 미국 관리들의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문건은 "한국군이 앞으로 최소 6개월 정도는 북한 무인기 침입에 조율된 대응을 일관적으로 발동하지 못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very likely)"라고 우려했다.

WP는 한국이 이스라엘 조기경보 레이더를 도입하는 등 방공망을 일부 강화했으나, 대체로 소홀했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을 전했다.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연구소(CSIS)의 한국 담당 연구원인 엘런 김은 "작년 12월 북한 무인기 침입은 한국에 '경종'을 울렸다"라며 "한국은 북한의 핵·미사일 프로그램에만 몰두했으며, 북한이 (한국의 취약한 방공망을) 이용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분석했다.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도 "한국이 무인기 개발에서 (북한에) 우위를 잃었다"라며 "북한 무인기 침입을 계기로 한국에서도 국방에 제대로 투자하고 있는지 의문이 제기됐다"라고 말했다. 

한편, WP는 이와 관련해 한국 정부가 논평을 거부했다고 전했다. 또한 미 국방부도 북한의 무인기 침입으로 인한 한국 내 미국인의 피해가 우려되지 않느냐는 질문에 "정보 유출과 관련해서는 언급하지 않는다"라며 답변을 거부했다.
#북한 무인기 #미국 기밀문서 #방공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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