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직위별현황한국교육개발원 교육통계 자료를 바탕으로 작성한 자료(전체교원은 아님)
이선진
셋째로 현실과 동떨어진 교원배치기준 때문이다. 교원을 배치할때는 실제로 수업이 이루어지는 학급을 기준으로 배치해야 하는데, 학생 수를 기준으로 배치를 하다보니 소규모 학교가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한쪽에서는 과밀학급이 늘어날 수 밖에 없는 모순적 구조를 안고 있다. 그럼에도 교육부는 수업을 실질적으로 담당하는 교원과 학생 수의 비율이 아닌 전체교원을 대상으로 한 학생 수 비교를 통해 OECD국가의 평균에 근접하고 있다는 숫자놀음에 매달리고 있다.
출생률 저하로 인한 학생 수 감소는 국가적인 위기이기도 하지만 교육의 측면에서는 전인교육을 달성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그런데, 앞에서 서술하였듯이 학교 현장의 교육 여건은 좋아지기보다는 오히려 나빠지고 있다. 그럼에도 정부에서는 현장의 상황을 직시하고, 미래교육을 준비하는 중장기 교원수급 대책을 세우기 보다는 '학생 수가 줄어드니 교원도 줄인다'라는 방식의 교원 감축만을 이야기하고 있다. 학교의 교육력에 직결되는 문제들은 미사여구로 포장만 하고 있을 뿐이다.
현장의 교원들이 무작정 교원정원 감축을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 학교가 책임 있게 교육활동을 펼치기 위해서 필요한 적정 교원배치기준을 비롯하여 학교가 학교답게 기능하기 위한 실질적인 중장기계획이 수립되기를 원하는 것이다. 인구절벽시대는 대한민국에 위기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한 명 한 명의 학생이 존중받는 교육을 만들어갈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모든 문제의 해답은 현장에 있는 법이다. 교사들이 외치는 목소리를 한낱 철밥통을 지닌 공무원의 목소리로 치부하지 말고, 대한민국의 미래인재를 길러내는 교육자의 간절한 호소로 받아들여 주기를 희망한다.
왜 교원들이 전국 곳곳에서 1인시위를 벌였는지 시민들도 함께 고민해 보면 좋겠다. 그래서 빠른 시일안에 미래를 준비할 수 있는 중장기교원수급대책 마련을 위한 사회적대화기구가 만들어지기를 희망한다. 적어도 교육에서만큼이라도 일방통행이 아닌 모두가 납득할 수 있는 합리적인 정책이 나오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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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외곽의 고등학교에 근무하는 교사입니다. 교육현장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상황등을 공유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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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빠르게 줄어드는데... 교원들이 교원정원감축 반대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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