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이츠 집회쿠팡이츠의 배달기본료 일방적 삭감, 불성실 교섭에 맞서 진행했던 ‘쿠팡이츠 공동교섭단’의 집회 중 촬영 사진
포스코 기후재판 시민불복종 연대모임
2023년, 플랫폼 중심으로 오늘날의 자본주의가 재편되고 있다. 한국의 '네카쿠라배'로 대표되는 플랫폼 기업들의 영향력은 코로나19 시대를 지나오며 더욱 커졌다. 이번 기고문의 운을 떼며 떠오르는 한 가지 질문은 이들 기업이 과연 심각해지고 있는 기후위기에 얼마나,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느냐는 것이다.
지난 20세기에 크게 성장한 석유기업, 제조기업 중심의 자본주의는 의심의 여지 없이 기후위기의 가장 큰 주범이었다. 그렇다면 기후위기 문제에 있어 '포스코'와 '카카오'는 과연 다를까? 그리고 자칭 '혁신'의 아이콘 플랫폼에 노동자들과 기후 운동은 일말의 희망이라도 걸어 볼 수 있을까?
첨단기술, 새로움, 혁신. 플랫폼 기업의 속성이라고 일컫는 이 모든 것은 기존 자본주의의 대안과 미래가 될 수 있을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키고 있다. 그러나 현실의 플랫폼 기업은 탈탄소화에 힘을 보태는 것은 고사하고 노동자에 대한 보호 의무를 회피함으로써 얻는 차익, 정부와 법 규제의 공백 속에서 발생한 사회적 비용과 책임을 공공에 전가하며 몸집을 불리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노동 운동과 기후 운동은 플랫폼이 불평등과 파멸적 자본주의를 더 이상 가속하지 못하도록 오히려 새로운 대응책을 마련해야만 하는 상황이다.
플랫폼 노동자들은 자본의 노골적인 탐욕에 고스란히 노출되고 있다. 지난 역사동안 수많은 투쟁으로 기초를 쌓아 올린 '노동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상황 때문이다. 지난 수년간 플랫폼 노동자들의 이러한 현실이 여러 언론에서 보도되고, 사회의 주요한 이슈로 언급되어 왔다. 하지만, 플랫폼 기업의 무책임한 태도와 제도의 공백 속에서 지금도 노동자들은 적절한 입직 제한이나 일감 수요가 통제되지 않아 생활 안전망의 불안, 과잉 고용으로 인한 교섭력의 약화 등 다양한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
또한 앞서 언급된 문제들로 인해 발생한 사회적 비용, 도로 위의 안전 문제는 시민들과 노동자들이 고스란히 부담하고 있는 상황이다. 각지에서 플랫폼 경제가 기술과 사회의 혁신을 가져올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지만, 지금까지의 플랫폼 경제는 최저비용으로 최대 효율을 추구하는 기업 입장에서만 혁신이었다. 앞으로도 적절한 조치가 없다면 플랫폼은 정의로운 전환을 역행하는 고용 불안과 불평등을 심화시키는 현재의 시스템을 바로잡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