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메이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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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메이커가 만든 커피가 맛없다는 것을 저도 경험을 통해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반대로 커피메이커가 만든 커피가 맛있다는 것도 경험을 통해 알고 있습니다. 제가 맛없게 경험했던 커피메이커는 모두 과거의 일이고, 제가 맛있게 경험한 커피메이커는 모두 최근의 일이니 그럼 뭔가가 바뀐 것이겠죠. 무엇이 바뀌었을까요.
우선 커피가 바뀌었습니다. 과거의 커피 원두보다 최근의 원두 품질이 더 좋아졌습니다. 품질이 나빴던 만큼 전반적인 콩의 배전도(익힘 정도)가 더 진했고 그만큼 탄 맛(쓴 맛)이 나올 여지가 많았기 때문이죠.
여기에 더해 커피의 유통과정에 따른 신선도 문제나 저울을 사용하지 않고 스푼을 이용해 몇 수저를 떠 넣는 방식의 계량 문화도 지금보다 커피가 덜 맛있어질 여지를 만들었습니다(과거에는 저울의 가격이 조금 비싼 것도 한 몫 했습니다).
커피메이커를 설명 할 때 '쓴 가루를 각기 다른 계량 스푼을 이용해 툭툭 떠 넣고 대충 물탱크에 물을 넣으면 나오는 검은 물'이라고 하면 짧은 글로만 봐도 맛이 없게 느껴지죠. 하지만 반대로 저 문장을 가만 살펴보면 이런 결론에도 다다를 수 있습니다. '좋은 가루를 잘 넣고 적절한 물을 담기만 하면 쉽게 커피를 마실 수 있다.'
보신 것처럼 커피메이커를 이용하는 과정은 한 줄로 정리 할 수 있을 만큼 단순합니다. 그만큼 조금만 신경 쓰면 정말 훌륭한 커피가 나옵니다. 그 훌륭함이라는 게 어느 정도냐 하면 어지간한 수준의 핸드드립으로는 이기기 어려운 정도입니다.
커피메이커의 이해
잠시 커피메이커의 작동 구조를 생각해 볼까요. 물탱크에 물을 넣고 버튼을 켜면 잠시 후 물이 끓고 물이 떨어집니다. 그리고 마지막 물이 다 떨어지고 나면 기기는 작동을 멈춥니다. 아주 단순하죠. 재미있는 것은 커피를 넣지 않아도 커피메이커는 작동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니 커피를 잘 고르고 적절하게 담기만 하면 커피메이커가 일으킬 문제는 없는 셈이죠.
커피에 있어 커피메이커가 '문제를 일으킨다'는 것은 물을 끓이지 못하거나 펌프를 통해 주기적으로 물을 떨어뜨리지 못할 때 뿐입니다. 그 외에는 커피메이커는 잘 작동하는 것이죠. 커피문화가 오래된 만큼 커피메이커의 성능이나 작동도 가격에 비해 꽤 안정적입니다. 특히 필O스나 밀O타 등과 같이 오래된 가전 브랜드들은 가격도 저렴하고 구하기도 쉽습니다.
그럼 우리가 신경 쓸 수 있는 범위는 커피의 양과 분쇄도 그리고 앞선 글에서 말씀드린 본인의 취향에 맞는 물의 비율입니다. 그러니까 만약 원두를 잘 골라서 원두와 물의 비율에 맞춰 물탱크에 물을 넣고 커피메이커를 작동시키면 커피메이커는 잘 작동하게 되겠죠.
취향을 찾아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