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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2시간 사용, 경차 1.4km 주행 탄소배출과 같아"

환경부, 2040년 디지털 탄소가 전체 14% 차지 예상... 이메일 삭제 등 개인 실천 필요

등록 2023.04.27 10:56수정 2023.04.27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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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적으로 빈발하는 이상기후 현상으로 탄소중립을 통한 기후변화 대응이 전 지구적 과제로 부상하는 가운데 이메일 삭제 등 '디지털 탄소 중립'의 노력이 지자체 등 기관 단위로 시도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지난 1월부터 강원도 영월군은 매월 셋째 주 수요일마다 '디지털 탄소 다이어트 주간'을 운영하고 있다. 군청 직원들은 해당 주마다 이메일 삭제 및 각종 행정업무 시스템과 업무용 PC의 불필요한 자료를 정리토록 하고 있는 것이다. 
 
a  영월군에서 시행하는 '디지털 탄소 다이어트 주간' 주간 홍보 자료.

영월군에서 시행하는 '디지털 탄소 다이어트 주간' 주간 홍보 자료. ⓒ 영월군

 
숙박 예약 플랫폼 '야놀자'에서도 지난해 8월 에너지의 날을 맞아 '디지털 탄소 감축 캠페인'을 진행했다. 야놀자는 디지털 탄소 발자국을 줄이는 방법을 담은 콘텐츠를 사내에 공유하고, 불필요한 이메일을 삭제하는 메일함 정리 이벤트를 시행, 가장 많은 이메일을 지운 임직원에 친환경 제품을 지급하기도 했다.

자연의 힘을 빌려 디지털 탄소 절감에 동참한 기업도 있다. 네이버의 데이터 센터 '각'은 수도권보다 평균 기온이 1~2°C 낮은 춘천에 자리 잡아 연중 냉방기 사용일을 30일로 줄이면서 세계적으로 권위있는 친환경 건물 인증 제도인 LEED의 최고 등급인 '플래티넘' 인증을 받은 바 있다.

이런 지자체와 기업들의 사례는 온실 가스 감축이 차량 운행 감소 등 이미 잘 알려진 연료 사용 분야 뿐 아니라 4차산업혁명을 포함한 디지털 시대에 온라인 활동으로도 가능함을 시사한다. 여기서 '디지털 탄소'란 디지털 기기를 사용하면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량을 의미하며, 이 중 TV·스마트폰·태블릿 등 일상적 디지털 기술 사용에 따른 온실가스 배출량은 '디지털 탄소발자국'으로 불린다.

디지털 탄소 발자국은 통상적으로 이메일 1통 전송 시 4g, 1분간 전화 통화 시 3.6g, 데이터 1MB 전송 시 3.6g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디지털 탄소 발생의 심각성을 반영하듯, 전세계적으로 디지털 기기 발생이 초래하는 탄소발자국에 대한 조사 보고서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프랑스 낭트의 친환경 프로그램 개발 기업 그린스펙터(Greenspector) 자료에 따르면, 앱 사용 시 1분 동안 배출되는 탄소 양은 틱톡을 사용할 때 2.63g으로 가장 높고, 인스타그램은 1.05g, 유튜브 시청 시 0.46g에 달한다.
 
a  Greenspector가 발표한 '1분 동안 소셜 미디어를 사용할 때 배출되는 탄소량' 통계 자료.

Greenspector가 발표한 '1분 동안 소셜 미디어를 사용할 때 배출되는 탄소량' 통계 자료. ⓒ Greenspector

   
런던의 시청자 조사 기업인 글로벌 웹 인덱스에 따르면 2021년 스마트폰 사용자들은 하루 평균 2시간 24분을 소셜 네트워크에 소비하는데, 이때 사용자당 평균 사용 시간을 탄소 영향 값으로 환산하면 하루 동안 배출하는 탄소량이 165.6g에 달한다. 이는 경자동차로 1.4km를 달렸을 때 배출하는 탄소와 같은 수치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통화, 유튜브 시청으로도 이산화탄소가 발생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이들 장비들이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보관하고 처리하는 데이터센터를 필요로 하고 이 센터의 IT장비가동과 서버 유지, 이들 장비의 열을 식히는 냉방설비 등에 막대한 전력이 소모되고 그 전력 소비로 온실가스 또한 배출되기 때문이다.

이처럼 디지털 기기 장비의 탄소배출 문제가 기후변화의 또 다른 복병으로 떠오르면서 일부 지자체와 기업들이 '디지털 탄소 발자국 줄이기' 실천에 앞장서고 있는 것이다.

기업뿐만 아니라 개인도 디지털 탄소 발자국 줄이기에 동참할 수 있다. 미국 환경보호국(EPA)에 따르면 크게 4가지의 방식이 있다. 첫 번째가 불필요한 이메일, 스팸·광고성 메시지를 지우는 것인데 이를 통해 저장 데이터가 서버에서 삭제되고 전력 사용을 줄여 에너지 절약은 물론, 디지털 탄소 배출량을 감소시킬 수 있다.

두 번째는 스트리밍 서비스를 이용할 때 고화질보다는 저화질 옵션을 선택하거나, 여러 명이 함께 사용할 수 있는 계정을 이용하는 것.

세 번째는, 전자 메일, 클라우드 저장소, 온라인 문서 공유 등을 이용할 때 가능하면 이메일 첨부 대신 링크를 공유하거나, 클라우드 저장소 대신 개인 컴퓨터나 외장 하드디스크를 활용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대용량 데이터의 전송에 따른 디지털 탄소 배출 증가를 막을 수 있다.

네 번째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사용이 잦아진 'ZOOM', 'Google Meet'등 화상회의에 참여할 때는 화면을 끄는 것이 도움이 된다. 실제 1주일에 15회 화상회의를 하면 1인당 9.4kg의 탄소가 배출되기 때문이다.

환경부에 따르면 전체 탄소 발자국 총량 중 디지털 탄소발자국 발생량은 2018년 약 3%에 불과했지만, 2040년이 되면 14%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BBC 등 해외언론에서는 비유적으로 "사용자 100만 명이 변화하면, 1달 동안 3만 6000명의 주민이 사는 마을에서 석탄을 사용할 때 나오는 양의 탄소 배출을 막을 수 있다"는 사실을 전하기도 한다.

미래 세대에 지속 가능한 지구를 물려주기 위해 개인과 기업을 비롯한 전 사회가 디지털 탄소 발자국 줄이기에 나서야 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덧붙이는 글 김수인 대학생기자의 기사입니다. 이 기사는 한림대학교 미디어스쿨 대학생기자가 취재한 것으로, 스쿨 뉴스플랫폼 한림미디어랩 The H(www.hallymmedialab.com)에도 게재됩니다.
#디지털 탄소 #디지털 탄소 발자국 #탄소중립 #탄소 발자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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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H는 한림대 미디어스쿨 <한림미디어랩>의 뉴스룸입니다.학생기자들의 취재 기사가 기자 출신 교수들의 데스킹을 거쳐 출고됩니다. 자체 사이트(http://www.hallymmedialab.com)에서 새로운 '미디어 패러다임'을 실험하는 대학생 기자들의 신선한 "지향"을 만나실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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