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에서 모인 환경단체 회원들과 시민들이 지난 4월 14일 오후 세종 정부세종청사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 앞에서 ‘414 기후정의파업, 함께 살기 위해 멈춰’ 집회를 열고 윤석열 정부의 기후위기 가속화 정책에 반대하며 산업통상자원부, 환경부, 국토교통부를 향해 행진을 벌이고 있다.
유성호
1994년 여름에 나는 첫애를 만났고 그해는 몇 십 년만의 여름 무더위라는 소식이 뉴스에서 연일 보도되었다. 그 이후 나는 해마다 몇 십 년만의 더위, 열대야라는 뉴스를 매해 들으며 여름을 났던 것 같다.
2018년 한국 인천 송도에서 IPCC국제회의가 열린다는 뉴스를 접했다. 대규모 국제회의가 열렸는데 그 후 뉴스에서는 아무런 소식을 전해들을 수가 없었다. 우연히 'IPCC특별보고서'의 내용을 전해 듣게 되었고 본격적으로 기후변화에 대해서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그해 발간된 특별보고서에는 지구기온 상승을 2도씨가 아닌 1.5도씨에서 막아야한다고 쓰여있었다. 그렇게 기후문제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녹색당 당원인 나는 녹색당의 미세먼지기후변화 특별위원회 활동을 시작으로 녹색당에서 기후문제와 관련한 위원회 활동을 이어가면서 공부하기 시작했다.
기후문제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IPCC보고서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을 것이다. IPCC는 1988년에 설립된 국제기구이다. 전 지구적 환경문제에 대처하기 위해 각국의 기상학자, 해양학자, 빙하전문가, 경제학자 등 3000여 명의 전문가로 구성된 정부간 기후변화협의체이다.
IPCC는 1992년 제1차 보고서를 시작으로 현재까지 총 6개의 보고서를 작성했다. 2017년에 작성된 제 4차 보고서에는 기후변화의 책임이 인류에게 있음을 명확히 했고, 2018년 송도에서 열린 IPCC 총회에서 채택한 특별보고서에서는 지구기온 상승 한계를 2도씨가 아닌 1.5도씨에서 막아야 한다고 했다. 그리고 2023년에 발표한 제6차 보고서의 핵심은 화석연료의 대규모 퇴출 없이는 기후변화 상승폭을 1.5도로 제한하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또한 현재 제출된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로는 1.5도씨 상승 제한 목표에 실패할 것이니 '지금이 아니면 할 수 없다'는 마음으로 NDC를 보다 강화하고 과감한 감축을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고 했다.
국제사회 일원인 한국, 탄소배출 '악당' 기업들
대한민국의 NDC 목표는 얼마일까? 문재인 정부는 P4G(녹생성장과 글로벌목표 2030을 위한 연대·Partnering for Green Growth and the Global Goals 2030) 세계 정상회의를 앞두고 NDC를 상향조정했다. 그러나 국제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상향목표치에 당시 P4G에는 중요 나라들이 불참을 하는 등 반쪽짜리 국제회의를 진행하게 되었다. 이에 녹색당 기후정의위원회 위원장인 청연은 단식농성으로 국가의 NDC 상향과 신규 석탄발전소 건설을 중단할 것을 요구하게 되었다. 기후문제가 왜 석탄발전소와 깊은 관계가 있게 되었을까?
석탄화력발전소가 많은 지역에서 제기된 문제는 미세먼지와 까맣게 가라않는 분진 등이었다. 그러다 기후문제가 인류의 이산화탄소 배출량과 관계가 깊다는 결론에 이르면서 가장 많은 에너지원이며 근대 산업화의 중심이었던 석탄발전이 문제가 되고 있다는 결론을 내리게 되었다. 국제사회는 꾸준히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석탄 발전에 의지한 에너지 생산에서 재생에너지로 빠르게 전환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석탄발전을 새로 짓는 일은 전 인류의 삶에 나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고 기후위기 문제는 나만, 혹은 우리나라만 잘해서 될 일이 아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