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국무총리가 12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학교폭력 근절 종합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윤희근 경찰청장, 이노공 법무부차관, 장상윤 교육부차관이 배석하고 있다.
권우성
정부는 '현장의 학교폭력 대응력 제고'를 위해 교권과 인성교육 강화책을 내놨다.
우선, 교원의 정당한 생활지도를 방해하면 교육활동 침해 행위로 규정한다. 또한 교원이 학교폭력을 대응하는 과정에서 분쟁이 생겼을 때 고의나 중대 과실이 아닐 경우 교원의 민·형사상 책임은 면제된다.
학생 대상 사회·정서 교육을 지원하고 체육·예술 교육을 확대하는 등 인성교육도 강화한다. 하지만 국제교육계는 인성교육이란 용어를 거의 쓰지 않고 '시민교육'을 해오고 있어, 현 정부의 대책과는 편차를 보인다.
이날 한덕수 국무총리는 "학생 인권만 지나치게 강조되면서 학교폭력을 막고 제어해야 하는 교원은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늘어났다"면서 "지난 수년간 정부의 무책임과 무관심으로 무너져버린 학교와 교실을 이제부터라도 바로 세우고 인식을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학교폭력의 책임을 학생 인권과 지난 정부 정책에 떠넘기는 모양새로 보인다.
장상윤 교육부차관도 학교폭력 증가 원인에 대해 "학생 인권이라든지 이런 쪽이 너무 지나치게 강조된 것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한 총리를 거들었다.
"처벌 강화 필요" 대 "오히려 법적 다툼 늘어날 것"... 교원단체 찬반 엇갈려
정부의 이번 대책을 놓고 교원단체들 사이에서도 찬반이 엇갈렸다.
보수성향의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한국교총)는 "한국교총이 정부에 요구한 고의 중과실 없는 교원의 학교폭력 지도‧처리에 면책권 부여, 교권 보호 지원 방안이 모두 포함된 데 대해 환영한다"면서 "학교폭력 조치사항 학생부 보존기간 연장, 대입 반영 확대도 학교폭력 근절의 경각심을 높이고 잘못된 행동에 대해 엄중히 책임지는 차원에서 처벌 강화는 필요하다"고 밝혔다.
반면 중도진보성향의 교원단체들은 "대책 자체가 폭력적"이라면서 우려를 나타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논평에서 "학교폭력근절대책의 '근절'이라는 발상 자체가 폭력적"이라면서 "관계회복을 위한 학교의 노력이 어떤 형사적·사법적 절차보다 우선될 수 있도록 '지원대책'이 필요하다. 요란하게 '처벌'과 '근절'을 들먹일 필요까지는 없다"고 밝혔다.
좋은교사운동도 "엄벌주의 방식을 강조하는 이번 교육부 발표안은 미봉책에 불과하며, 학교폭력에 대한 학교의 교육적 해결 역량을 높이는 방안이 될 수 없을 것"이라면서 "특히 학생부 기재 기간 연장과 대입 연계 확대는 현행 학교폭력 처리 과정의 유사 사법체제를 더욱 견고하게 만들어 학교는 더욱더 법적 다툼의 장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이 단체는 "정순신 변호사 자녀 학교폭력 사태의 근본적 원인이 학생부 기재와 대입 연계에 있음에도 오히려 이를 더욱 강화하는 방안을 학교폭력 근절 대책으로 발표한 것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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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서 교육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살아움직이며실천하는진짜기자'가 꿈입니다. 제보는 bul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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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인권'에 책임 돌린 학폭근절대책, "무관용"... 현장은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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