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분에 식물, 펜드로잉어반흐케치 수업 중에 그린 그림
임명옥
선생님이 나눠주는 프린트물을 보고 식물 그리기 수업도 했다. 담장 앞에 한 그루 나무, 거기에 달려있는 커다란 잎을 그리는 것은 생각처럼 쉽지 않았다. 하나하나의 잎을 먼저 그리는 것이 아니라 전체적인 구도를 잡고 나무 줄기를 따라 잎의 위치를 먼저 생각해야 했다. 여러 번 지웠다 그렸다를 반복하고 나서야 스케치가 완성되었다.
이제 물감을 칠할 차례다. 햇빛이 어느 방향에서 비치는지를 고려해 잎의 밝은 부분과 어두운 부분을 생각하면서 색을 입혀야 한다고 선생님께 배웠다. 그런 식으로 어반스케치를 하다 보면 모든 과정 하나하나가 중요해서 허투루 생각할 게 없었다.
심사숙고해서 스케치를 하고 색을 고르고 칠해야 좋은 그림이 만들어진다. 그건 우리의 삶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지금 이 순간을 소중히 생각하고 사는 것, 현재를 충실하게 사는 것, 그것이 좋은 인생을 만들어가는 방법이 아닌가. 어반스케치를 하면서 든 생각이다.
4월 초에는 지역에서 벚꽃 축제가 있어 우리 반에서는 그림 한 점씩 내서 전시하기로 했다. 나는 무얼 그릴까, 찾아보다가 작년에 다녀온 스페인의 타라고나에서 본 건물이 눈에 들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