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수 전 경남지사 부부와 김장하 선생.
윤성효
최근 촉석루에 이어 옛 남성당한약방을 찾았던 안철택 경북대 교수(독어독문학)는 "책을 읽고 다큐를 보고 나서 그 분을 알게 됐다. 직접 뵙지는 못하지만 흔적이라도 느끼고 싶어 진주를 다녀 왔다"며 "처음에는 어떻게 이런 분이 계실까 해서 믿기지도 않았고 놀라웠다"고 말했다.
안 교수는 "남명 조식 선생 후학인 할아버지 영향을 받으신 것 같기도 하고, 책을 많이 읽어서 열린 마음으로 모두 같이 더불어 사는 세상을 꿈꾸신 것 같다. 또 타고난 성품 자체가 맑은 영혼을 가진 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자라나는 학생들도 본을 받아야 할 것 같아 독후감을 내도록 했다. 더불어 살아가는 삶을 보여주신 분이라 주변에 널리 알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전남 곡성에 있는 인문연구공간 '이화서원' 김재형 대표가 회원 10여 명은 지난 3월 19일 진주를 찾아 한 찻집에서 김장하 선생을 만났다. 이날 김 선생은 '형평운동', '진주정신' 등에 대해 회원들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김 선생을 만난 김재형 대표는 "뵙고 귀한 말씀을 들었다. 평범함에 대해, '진주정신'의 깊은 연원에 대해, 삶의 기쁨에 대해, '줬으면 그만이지'에 대해 말씀해 주셨다. 늘 꿈꾸는 성인의 향기를 가까이에서 느꼈다"고 전했다.
지난 1월 28~29일 약산김원봉과함께·민족문제연구소가 밀양에서 실시한 김원봉 선생 등 독립운동가의 발자취 답사에 함께했던 임헌영 민족문제연구소 소장은 "서울에서 밀양으로 오는 동안 버스 안에서 다큐를 본 사람들이 김장하 선생에 대해 이야기를 많이 하더라"며 "이전에 조문기 전 이사장과 함께 진주에 가서 민족문제연구소 후원금을 받았을 때가 생각났다"고 말하기도 했다.
정현태 전 남해군수는 지난 2월 15일 진주에서 여태전 전 상주중학교 교장과 함께 김 선생을 만났다. 정 전 군수는 이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노무현재단 경남지역위원회 상임대표의 첫 행보로 김 선생을 만났다"며 "선생께서 하신 선한 일들에 대해 오래 전부터 이야기를 많이 들어 왔지만 첫 대면이었고,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고 했다.
권순기 경상국립대 총장은 "지역사회에서 교육, 문화, 언론, 여성, 환경 등 다양한 분야에 재정적 지원을 하고 때로는 직접 단체의 대표를 맡아 수많은 역할을 했음에도 김장하 선생은 이를 내세우지 않았다"며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김장하 선생을 우러러보고만 있을 게 아니라, 선생의 삶의 철학을 열심히 따라 배우고 실천하는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책·다큐 이후에 대해 여태훈 진주문고 대표는 "한 사람의 선한 영향력이 진주를 알리는 계기가 됐고, 진주의 위상이 높아졌다고 본다"면서 "진주 내에서 김장하 선생의 삶을 배우고 따르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요즘 같이 너무 힘든 시대에 이런 분이 계셨구나 하며 희망을 갖는 것 같다. 선한 영향력이 지속적으로 퍼져 나갈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김영만 김주열열사기념사업회 상임고문은 "김장하 선생을 한 번도 뵌 적은 없고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며 "제가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그렇게 살지 못했을 것이다. 창원마산을 비롯해 다른 지역에도 다소 여유롭게 사는 사람들이 더러 있는데, 다들 자신과 가족 위주이거나 자기 정치를 했다. 그런데 김 선생은 자기 위주이거나 정치를 하지 않고 남을 위해 살았으니 존경받아 충분한 분이다"고 말했다.
[김장하 선생의 말] "우리 사회는 평범한 사람들이 이뤄온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