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 건강을 위협하는 근로시간 개편안 - 유가족, 전문가 기자긴담회가 2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침여연대 느티나무홀에서 쿠팡노동자의 건강과 노동과 인권을 위한 대책위와 택배노동자 과로사대책위,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노동시간센터 주최로 열렸다. 쿠팡 물류센터 고 장덕준씨 어머니 박미숙씨가 증언하고 있다.
권우성
쿠팡대책위 소속 권영국 변호사는 "현재 노동조합 조직률이 14%고 86%는 미조직돼 있는데 (휴가 요구로) 자기 시간을 찾을 수 있는 건 (현실적으로) 노조가 있는 곳이나 가능하다"면서 "(노동자의) 90%가 사용자가 정해주는 시간에 불안정 노동을 해야 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권 변호사는 이어 "죽기 직전까지 일하다가 일주일 휴가를 가면 뭐하나. 1년도 자기 뜻대로 설계하지 못하는 패턴을 강요받는 나라보다, 적어도 규칙적인 출퇴근 시간에 가족과 보내는 시간을 보장 받는 나라를 희망하는 것"이라면서 "한 달 내내 회사에 처박혀 있다가 일주일 또는 보름 휴가 가라고 하면 좋아할 사람이 있을까"라고 말했다.
과로로 여동생을 잃은 장향미씨도 같은 목소리를 냈다. 고 장민순씨는 인터넷 강의업체인 에스티유니타스에서 과로에 시달리다 2018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장향미씨는 "(동생이) 2015년과 2016년에 체결한 근로계약서를 보면 월 연장근로 69시간과 야간 근로시간 29시간을 미리 약정한 포괄임금으로 산정했다"면서 "정부가 홍보하는 것처럼 몰아서 일하고 쉴 때 몰아서 쉬는 것이, 지금 같은 근로 환경에서 가능한지, 가능해도 일하는 사람의 건강에 좋을지는 의문이다"라고 짚었다.
"이런 나라에서 일 시키고 싶지 않다"
김 교수는 '월, 분기, 반기, 연 단위 등 근로자에 근로 시간 선택권을 부여하겠다'는 정부의 주장도 어불성설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근로시간 선택권 확대' 자체는 사업자의 선택을 보장하는 제도일 뿐"이라면서 "지금도 이미 법정 근로 시간 40시간에 12시간 상한을 둔 매우 유연화된 노동시간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박미숙씨는 발언 끝에서 남은 두 아이와, 청년 세대들을 걱정했다. "젊은 친구들에게 열심히 일하라 말 못하겠다"고도 했다. '근로자 선택권' 확대를 명분으로 근로시간 유연화 정책을 추진하겠다는 정부의 정책 방향에 대해선 "제발 그런 말을 하지 말아 달라"고 했다. "먹고 살려고" 일하는 노동자들의 현실을 봐달라는 호소였다. 박씨의 말이다.
"왜 진작 빨리 알지 못했을까. 우리 애가 좀 힘들다고 할 때 왜 빨리 그만두라 하지 못했을까. 그보다, 내가 왜 더 잘 살지 못했을까. 내가 부자가 아니고 힘이 없다는 게 한이 됐습니다. (과로사로 목숨을 잃는) 이런 나라에서 일을 시키고 싶지 않습니다. 근로자들이 선택해서, 좋아서 일하게 한다는데, 그게 아니고... (청년들은) 먹고 살려고 일합니다. 제발 그런 말 하지 말아 달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댓글6
jhj@ohmynews.com
정치부에 있습니다.
공유하기
과로사 유가족이 본 '주69시간' "자기 자식 일이라면 이랬을까"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