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원 풍경호수
정무훈
할 수 없이 천천히 걷다 보니 공원 안 풍경이 눈에 들어온다. 시원한 바람이 불고 나무에 연초록 어린잎이 귀엽게 올라온다. 아이들이 친구들과 잔디에서 공놀이를 하며 까르르 웃는다. 노란 개나리꽃과 분홍빛 진달래꽃이 파스텔톤으로 숲을 물들인다. 벚꽃도 벌써 꽃망울을 터트렸다. 밖에서 달리기를 시작한 것만으로 봄기운이 몸 안에 가득 채워진다.
'그래. 빨리 달리지 않아도 천천히 내 속도로 달리면 된다.'
목표를 과도하게 정하고 조급하게 운동을 하면 쉽게 지치고 포기하기 쉽다.
'시작이 반이다. 꾸준히 달리다 보면 더 멀리 달릴 수 있겠지.'
봄이 되니 평소 운동을 안 하던 친구들의 신기한 운동 소식이 들려온다. 등산을 시작한 친구, 테니스를 배우는 친구, 걷기 모임을 시작한 친구도 있다. 맞다! 주말에 집에서 빈둥거리며 소파에 누워 낮잠만 자고 있기에는 인생이 너무 짧다.
일본에는 <밤을 짧아 걸어 아가씨야>라는 소설이 있다. 소설의 제목을 나의 상황에 맞춰 바꾸면 '봄을 짧아 달려 아저씨야'가 좋겠다.
공원을 걷는 사람들의 연령은 다양하다. 역피라미드 형태로 나이가 많을수록 운동하는 사람이 많다. 나이가 들수록 건강의 소중함을 절실하게 알게 된다.